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신 공동구매 협의체인 코백스를 통해 오늘 들여올 예정이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도입 일정이 3주 후로 밀렸다. 물량도 34만5000명분에서 21만6000명분으로 줄었다. AZ 이외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던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도 2분기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 공급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확보된 물량이 대상자의 70%밖에 안 된다니 걱정스럽다. 가뜩이나 출발이 늦어 접종률(1.53%)도 낮은데 백신 보릿고개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맞고 싶어도 백신이 부족해 제때 접종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틀어질까 우려된다.
백신 수급 차질이 발생한 것은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물량 선점에 나서고 있고,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불리는 인도 역시 자국민 접종을 위해 백신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원료 부족 문제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정부가 지난해 좀 더 일찍 적극적으로 백신 확보에 나섰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떨치기 어렵다. 백신은 기나긴 코로나 터널을 벗어나게 해줄 유일한 희망이다. 백신 확보는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자, 경제 회복의 열쇠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백신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등 관련 부처뿐 아니라 외교와 경제 관련 모든 정부 기관이 나서 백신 확보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민간 채널과의 협력 체계까지 가동해 이 문제부터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경우를 대비해 접종 대상과 일정 조정도 재검토하는 등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 또 미국과 유럽 백신 이외 러시아와 중국 백신도 확보 리스트에 넣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백신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장기적인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사설] 백신 확보 비상… 국가 역량 총동원해야
입력 2021-03-31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