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규리그 V4… 첫 통합챔프 날자꾸나

입력 2021-03-30 04:06
대한항공 선수들이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가진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 1로 승리해 1위를 확정한 뒤 어깨동무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해 사상 첫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왕좌를 2년 만에 되찾았다.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56)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 사상 처음으로 부임 시즌에 정규리그를 정복했다. 이제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한 대한항공은 사상 첫 포스트시즌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은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가진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 1(19-25 25-22 25-17 25-22)로 승리했다. 승점 73점이 된 대항항공은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2위 우리카드(승점 64)의 추격을 따돌렸다. 특히 지난 시즌 득점 1위(786점)에 오른 안드레스 비예나가 부상으로 지난해 12월 떠나고 대체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지난 1월 하순 합류하는 등 외국인 선수의 오랜 부재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를 제패했다.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1위는 2018-2019시즌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4번째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유일하게 우승했지만, 당시 정규리그에선 3위에 머물렀었다.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면 구단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포스트시즌 모두 정복하게 된다.

신틸리 감독은 지난해 6월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을 1위로 완주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심판 판정 항의 과정에서 고성을 질러 경고를 수차례 받는 등 다혈질 성격으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한국전력과 경기 3세트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신탈리 감독의 리더십은 일각에선 동업자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선수들에게 강한 승부욕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종 선수들의 활약도 대한항공의 독주를 이끈 동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레프트 정지석의 공격력이 빛났다. 정지석은 이날까지 국내 선수들 중 최다(전체 6위)인 622득점을 쌓았고, 공격 성공률에서 55.16%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라이트 임동혁도 신틸리 감독을 만나면서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임동혁은 480득점에 공격 성공률 전체 7위인 51.15%를 기록하며 정지석과 ‘쌍포’를 이뤘다.

대한항공이 이날 경기에 앞서 정규리그 1위 확정까지 필요한 승점은 71점이었다. 3세트를 가져와 이미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대한항공은 4세트에서 다소 느슨해진 모습이었다. 선수들을 재촉해 승리를 이끌어낸 것은 신틸리 감독의 승부욕이었다. 신틸리 감독은 테크니컬 작전시간에 “오늘 목표는 승리”라고 선수들을 자극했고, 추격과 역전을 거듭한 4세트를 따내며 승리로 1위를 자축했다. 우리카드는 이 경기에 앞서 8연승을 질주하며 대한항공의 독주를 견제했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을 펼친 이날 안방에서 패했다.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은 4월 11일부터 5전 3선승제로 펼쳐진다. 1~2차전과 5차전은 대한항공 홈구장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