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美 최초 디지털 백신여권 발급… EU도 6월 도입

입력 2021-03-30 04:06
미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뉴욕주의 백신 여권 ‘엑셀시오르 패스’가 사용되는 모습.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 음성을 증명하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아 저장해뒀다가 스포츠 경기장이나 공연장, 결혼식장, 식당 등에 입장할 때 스캔하는 방식이다. AP연합뉴스

뉴욕주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형태의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도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주는 정보기술(IT) 기업 IBM과 손잡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음성 판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인 ‘엑셀시오르 패스(Excelsior Pass)’를 출시했다. 뉴욕주의 표어 ‘엑셀시오르(보다 더 높게)’를 따서 만든 이 백신 여권은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백신 여권은 모바일 항공 탑승권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용자에게 그의 생체정보가 담긴 보안 QR코드가 할당되면 이를 개인 스마트폰에 저장해뒀다가 스포츠 경기장이나 공연장, 결혼식장, 식당 등에 입장할 때 스캔하는 방식이다. 행사장 측은 손쉽게 참석자의 코로나19 감염 및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뉴욕주의 백신 여권은 매디슨 스퀘어 가든, 타임스 유니언 센터 등 주요 대규모 공연장에서 우선 사용되며 다음 달 2일부터 소규모 행사장까지 적용이 확대된다. 특히 문화·스포츠업계를 중심으로 백신 여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뉴욕주는 이 앱에 블록체인에 쓰이는 보안기술이 적용돼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위조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공중보건이냐 경제냐의 양자택일성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답은 둘 다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엑셀시오르 패스는 과학에 기반한 경제 재개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역시 민간기업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개발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유럽연합(EU)도 6월 중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확인했다. 여름철 관광 성수기를 대비한 조치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은 프랑스 라디오 RTL에 출연해 “백신 여권 실행이 오는 6월 계획돼 있다”면서 “유럽 전역의 여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과 서면, 두 가지 형식으로 발급이 가능하다. 다만 여권 발급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