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 ‘웃는 돌고래’ 상괭이, 왜 많이 죽을까… 연구 나선다

입력 2021-03-30 04:05

제주 연안에 상괭이(사진)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제주도가 원인을 찾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제주도는 2021년 제주지역 특화형 R&D 연구과제 중 하나로 상괭이를 포함한 ‘제주 주변수역 해양포유류 서식실태 조사 및 보호방안 마련 연구’를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상괭이는 국제적 멸종위기 해양생물종이다. 물이 얕은 연안에 서식하는 토종 돌고래로 사람이 웃는 모습과 닮아 ‘웃는 돌고래’로 불린다. 주로 서해와 남해에 서식한다.

제주에 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상괭이가 제주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되는 사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2018년 8건에 불과했던 사체 발견 건수는 2019년 44건, 2020년 55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에만 22건, 올 들어 3월까지 19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상괭이 서식 실태 조사의 필요성이 커졌다. 상괭이가 먹이 활동을 위해 따뜻한 제주 연안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남방큰돌고래처럼 제주 정착 어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상괭이의 죽음을 막기 위한 제주도 차원의 구체적인 보호 방안도 마련한다.

상괭이의 상당수는 안강망 그물에 걸려 죽음을 맞이한다. 폐로 호흡을 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에 한 번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야 하는데 그물에 갇혀 질식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상괭이 개체 수는 2004년 3만6000마리에서 2016년 1만7000마리로 급감했다. 2015~2019년 연평균 1100마리가 폐사했다. 이중 그물(안강망 등)에 걸려 혼획 폐사한 상괭이가 연평균 909마리였다.

제주에는 안강망 어선이 없지만 타 지역 어선이 제주 인근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제주 해역을 찾은 상괭이의 폐사를 높이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는 다음 달 제주대학교 제주씨그랜트센터에 연구를 위탁해 연내 결과물을 제출받는다. 양홍식 해양수산국장은 “상괭이의 폐사 빈도가 증가한다는 것은 서식 여건이나 조업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일 수 있어 관련 연구를 선제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