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험지’ 강남 찾은 박영선 “재건축 챙기겠다”

입력 2021-03-29 04:02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8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선거 유세 중 한 상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를 찾아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느렸던 곳을 직접 챙겨보겠다”며 ‘LH 사태’로 싸늘해진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28일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경부선 광장에서 거리유세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느렸던 곳을 한곳 한곳 직접 찾아가 챙겨보겠다”며 “서초구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를 분양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LH 사태로 이어진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을 자신의 정책으로 해소하겠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박 후보는 “공공주도가 한쪽으로 너무 방점이 찍히다 보면 주민들의 의견이 완전히 수렴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저는 앞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할 때 공공 민간참여형으로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서초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민간 아파트가 모여 있는 단지에 공공에서 도서관을 대신 지어주고 민간과 개발을 하면서 협약하는 방안”이라며 “민간에서 도서관을 지어 분양하려면 분양가가 너무 오른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분양가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전 시장 때 적용된 ‘35층 규제’(일반주거지역 아파트 최고층수 35층 제한)도 해제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시민과 공감되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남산의 경관을 해치지 않는 35층 층고 제한 규제를 해제할 필요가 있다”며 “스카이라인을 아름답게 만들면 서울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주택난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35층 규제에 막힌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재개발을 시사한 바 있다.

당과 정부에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도 거듭 촉구했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당 소속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이중 투기로 얻은 이득이 나오면 사회에 환원토록 해달라”고 공식 제안했다.

부동산 정책공약과 함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박 후보는 “10년 전 오 시장의 참혹했던 서울을 생각해보라. 7조원의 빚을 남겼다. 수해방지 예산을 깎아 우면산이 쏟아 내렸고, 광화문광장과 강남역이 침수됐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상 열세를 보이는 2030세대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며 20, 30대 창업가들을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이라며 “그분들이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