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열리는 여의도 벚꽃축제 티켓 삽니다. 부모님과 4인 가족으로 꼭 보러가고 싶어요. 티켓팅 되면 판매해 주세요.”
지난 26일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벚꽃축제’ 추첨권을 판매해 달라는 취지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벚꽃으로 유명한 서울 여의도 윤중로 일대는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 서강대로 남단부터 국회의원회관 사거리까지 1.7㎞가 통제된다. 영등포구는 5일부터 12일까지 기간에는 추첨을 통해 99명씩 최대 3500여명에게 1시간30분씩 통제구간 산책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자 벌써부터 온라인에는 ‘리셀’(되팔기)을 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당첨되면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으니 ‘벚꽃로또’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28일 “실명인증 절차와 1회용 QR코드 발급을 통해 판매를 막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관광지에서도 버젓이 추첨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실명인증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화시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병 이후 꽃 축제 등은 대부분 취소됐지만 올해는 일부 지자체에서 축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축제장 방문이 어려워지자 상춘객들이 조경이 잘 꾸며진 대학이나 제주도 등 관광지로 몰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 대부분은 올해도 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송파구는 벚꽃으로 유명한 석촌호수 인근 통행로를 다음달 1일부터 11일까지 폐쇄했다. 송파구는 출근 인파가 몰리는 오전 시간대에만 한시적으로 통행로를 개방할 계획이다. 경남 창원시도 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 군항제를 2년 연속 취소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손님맞이 채비를 하고 있다. 세종시는 다음달 1일부터 11일까지 조치원읍 일대에서 봄꽃축제를 열고 공방이나 화방 등의 방문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경남 양산시는 물금벚꽃길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했고, 대전 대덕구도 대청호 인근에 야간 조명을 설치했다.
일부 상춘객들은 아예 ‘지방 원정 꽃구경’에 나선다. 벚꽃이 이미 만개한 남부지방에는 관광객들이 ‘사진 잘 나오는 곳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다. 제주도에는 지난해 대비 2배 넘는 관광객이 몰렸다. 지난 27일 제주도 방문 관광객은 3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1만4000여명)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지난 1일부터 집계된 누적관광객은 76만명을 넘어섰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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