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심판이 남성 심판들 중에서도 최고 실력자만 섰던 월드컵 예선 주심으로 활약하면서 축구계 ‘유리천장’ 하나가 깨졌다.
스테파니 프라파르(38·프랑스·사진)는 28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G조 2차전 네덜란드와 라트비아 경기에 주심으로 나섰다. 여자 심판이 남자 선수들이 나서는 월드컵 예선전에서 주심으로 나서 활약한 건 축구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파르는 이미 월드컵 결승전 주심으로 활약한 경력이 있지만, 해당 경기는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결승전이었다.
첫 월드컵 남자 경기에 출장한 프라파르의 판정은 정확했다는 평가다. 프라파르는 이날 경기에서 16개의 파울을 잡아냈고, 각국에 옐로카드 각각 2장씩을 꺼내 들었다. 영국 BBC는 경기 뒤 “프라파르는 꼬투리를 잡을 정도의 실수를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프라파르는 이전에도 중요 남자 경기를 다수 맡았던 실력파 심판이다. 2019년 4월부터는 자국 리그인 프랑스 리그앙 심판으로 활동해 왔고, 그해 8월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 첼시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주심을 봤다. 지난해 12월엔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주심을 맡아 유럽 남자 축구 최고 무대에서 자신의 심판 능력을 증명했다.
FIFA는 이처럼 최근 남자 월드컵 경기에 여성 주심 배정을 늘리고 있다.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오스트리아와 덴마크령 페로 제도의 카타르월드컵 유럽예선 F조 경기엔 여성 심판 카테리나 몬줄(40·우크라이나)이 주심으로 나선다.
피에르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이번 심판 배정은 여성 심판들이 보여준 노력과 성취에 대한 인정을 뜻한다”며 “FIFA는 여성 심판의 기량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미래에는 여성 심판이 남자 경기 운영을 맡는 게 매우 일반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