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빈곤아동을 위해 헌신한 강명순(사진) 목사가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 자택에서 6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화여대 재학 시절 빈민운동에 뛰어든 강 목사는 대학 졸업 직후인 1976년 남편 정명기 목사와 함께 서울 사당동 산동네에 선교원 겸 유치원을 열고 빈곤아동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어 86년 “부스러기 같은 작은 정성도 모이면 빈곤 결식아동을 살리는 큰 힘이 된다”며 부스러기선교회(부스러기사랑나눔회 전신)를 세웠고 이를 통해 30만명의 빈곤아동·청소년을 도왔다. 97년에는 경기도 안산에 지역아동센터 1호 격인 ‘예은신나는집’을 설립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99년에는 ‘신나는 조합’이라는 공동체를 조직해 국내 최초로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을 했다. 2003년에는 아동복지법에 지역아동센터와 공부방의 법적 근거를 넣게 했다.
감리교신학대 신학대학원을 나온 강 목사는 2008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돼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시 빈곤 취약계층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동료 의원들에게 빈곤문제 해결을 호소하며 당내에 ‘빈곤 없는 나라만들기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2012년부터 17년까지 세계빈곤퇴치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빈소는 고려대안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정 목사와 딸 민주·민경씨, 사위 양희일 이강민 목사가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