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보증으로 무너진 삶, 복음으로 다시 일어서

입력 2021-03-29 03:08

철도공무원으로 농사에 기와공장까지 운영하신 아버지의 팔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상업고에 진학해 주산 5단, 부기 2급에 합격하고 학원 강사를 하다가 입대했다. 휴가를 나오니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다 망해 집과 땅을 팔고 쫒겨나 온 가족이 이웃 할아버지의 단칸방을 얻어 살고 있었다. 그때 참 많이 울었다. 제대 후 화장품 회사에 취업했다가 얼마 후 대우가 훨씬 좋은 건설회사로 이직했다. 그때 마음에 맞는 예쁘고 조용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에 근무하며 조그만 집도 마련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로 며칠 있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우리는 시골로 내려와 열한 명의 대식구와 한집에 살며, 주산과 부기학원을 시작으로 태양열 온수기 사업, 컴퓨터 학원을 했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며 위기에 봉착했다. 설상가상으로 잘 나가던 후배의 보증을 섰다가 부도가 나서 압류가 들어와 집도 날리고, 1억원이 넘는 빚을 졌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깨고, 정말 죽고만 싶었다. 그래도 살려고 시장에서 도매업을 하는 첫째 여동생 집에서 오토바이 배달을 했다. 추운 날 물건을 싣고 가다 빙판길에 넘어지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 울면서 배달을 했다. 그러나 많은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아내가 작은 식당을 열었는데 예상외로 잘 됐다. 그때 교회에 다니던 아내가 ‘주시는 이도 하나님이시고, 거두시는 이도 하나님’이라며 애원해서 같이 교회에 갔다.

어느 예배 때 목사님께서 ‘성경대로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성경대로 부활하셔서 산 자와 죽은 자의 주가 되셨다’고 선포하시고 ‘아직까지 네가 주인이잖아’ 하시는데 내게 하시는 말씀으로 들리며 마음이 완전히 무너졌다. 때마침 요한복음 2장 22절 말씀이 가슴에 떨어졌다. ‘아! 누구나 믿을 만한 증거, 예수님의 부활. 제자들도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야 성경과 예수님의 말씀을 믿었구나.’ 제자들은 부활을 실제로 보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다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된 순간 지금까지 내가 주인 되어 내 욕심과 내 느낌, 내 감정대로 살았던 모습이 선명히 보여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나님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내가 주인 되어 살지 않겠습니다.’ 통회하며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주님의 사랑이 부어지니 ‘우리는 하나님께 속하고 온 세상은 악한 자 안에 처했다’는 말씀과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 우리의 믿음도 헛되고 죄 가운데 있다’는 말씀이 실제가 되며 염려와 걱정이 떠나고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내게 임했다. 다시 전산 회계학원을 운영하며 학원생 숫자와 관계없이 항상 감사했고, 탈장수술과 허리수술을 할 때도 두려움이 전혀 없었다. 더욱이 아내에게 암이 발견돼 수술했을 때도 ‘이럴 수 있나’ 할 정도로 조금의 염려도 없었다. 집안엔 항상 평강이 넘치고 자녀들도 잘 자라주니 너무 감사했다.

평생 복음을 전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지금은 어디에 가든 입을 연다. 외부강의를 나갈 때도 기도로 시작하고, 강의를 마치면 반드시 복음을 전한다. 어느 날 학원에 등록한 분과 상담 중에 ‘마음에 누가 주인인가’에 대해 얘기하며 복음을 전했다. 예수님을 영접한 그분은 전산회계 1급과 전산세무회계 2급에 합격해 무역회사에 취업하고 늘 감사의 전화를 한다. 오늘도 나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생명보다 귀한 영혼을 만나리라는 기대와 기쁨으로 하루를 연다.

정예원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