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눈물이 나더라도 씨를 뿌려야 합니다

입력 2021-03-29 03:05

시편의 말씀을 잘 알기 위해서는 이 시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쓰였는지를 아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오늘 본문인 126편의 시는 바벨론 포로 귀환 시대에 기록됐습니다. 저자는 에스라이거나 느헤미야였을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남유다는 바벨론의 침공으로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70년이 지나면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언하셨고 그 예언은 성취됐습니다.

바벨론이 무너지고 메대, 즉 페르시아 제국이 들어서면서 고레스 왕은 유대인들에게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나라를 재건할 것을 명령합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고레스 칙령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때 얼마나 기뻤을까요. 당시 분위기는 본문 1, 2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번 보실까요.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

마치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얻던 그 날, 거리로 쏟아져 나온 백성들이 저마다 만세를 외치며 기뻐하던 모습과 같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에 사로잡혀 큰 소리로 찬양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일을 행하셨습니까. 그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포로 귀환의 역사는 유대인들이 지혜롭고 힘이 있어서 스스로 쟁취한 게 아닙니다. 물론 명령을 내린 사람은 고레스입니다. 그는 이집트를 정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남유다의 귀환을 명령했겠지만, 그 배후에는 하나님이 역사하셨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이렇게 소리칩니다.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일을 행하셨습니다.”(3절) 마치 메말라 있다가 비가 오거나 홍수가 들 때만 흐르는 개천 ‘와디(wadi)’에 물이 가득 차 흐르는 것처럼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행렬이 가득하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로 포로에서 귀환했지만 예루살렘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성 전체는 부서져 있고 불이 타서 폐허더미가 돼 버렸습니다. 이제 그들은 예루살렘을 재건해야 합니다.

성전은 다시 세워야 하고 성벽도 재건해야 합니다. 집들도 지어야 합니다. 예루살렘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그들은 마치 씨를 뿌리는 자와 같아야 합니다. 저들을 농부로 비유한 이유입니다. 비가 내릴 희망이 사라진 상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물로 씨를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일념으로 인내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의 상황은 어떠합니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내느라 혹시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는 분들은 없습니까. 포기하고 싶은 분은 없습니까. 내려놓고 싶은 분은 없습니까.

그러면 안 됩니다. 하나님은 그래도 씨를 뿌리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반드시 기쁨으로 수확물을 가지고 기뻐할 날이 올 것입니다. 여러분, 어려운 상황 때문에 포기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믿는다면 울음이 나더라도 희망을 심는 믿음의 종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결국 기쁨으로 단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김한원 서부제일교회 목사

◇서부제일교회를 섬기는 김한원 목사는 서울장신대와 연세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신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방주교회와 예수소망교회 부교역자를 거쳐 2008년부터 서부제일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서부제일교회는 균형 잡힌 목회신학 속에서 건강한 지역교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