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5만명을 넘어선 지 석 달 남짓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비수도권에서도 올해 들어 유행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일부 집단감염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인도에서는 ‘이중 변이’까지 나오면서 백신 접종 후의 방역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30명 늘어 누적 10만276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1일 누적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선 이후 매일 수백명씩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두 배가량 늘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비율이 4분의 1이 넘을 정도로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공간에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행은 수도권에 집중된 양상이지만 충청권 호남권 경북권 경남권 등 4개 권역의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권역별 유행 특성에 기반한 지역별 맞춤형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역사회 유행이 확산할수록 변이의 발생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유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까지 영국 변이 211명, 남아공 변이 30명, 브라질 변이 8명으로 집계됐다. 경북 포항에서는 교회에서 시작해 스크린골프장, 사업장과 군부대 등으로 ‘n차 전파’가 일어난 사례에서 영국 변이가 확인되기도 했다.
주요 변이 바이러스 외에 기타 변이 바이러스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뉴욕, 영국·나이지리아 변이 등이 총 118명에게서 확인됐다. 지난 11일 집계(75명) 이후 10일 만에 큰 폭으로 늘었다. 최근 인도에서도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인도 보건부는 두 종류의 변이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이중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 중 인체와 결합하는 중요 부위에서 변이들이 발생해 한 바이러스가 두 가지 변이의 특징을 동시에 나타내는 것이다. 이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지, 백신을 무력화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권준욱 제2부본부장도 “인도에서는 주요 변이가 중복해서 발생하는 것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최대한 국내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중에서는 혈장치료제가 대부분 변이 바이러스에서 여전히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영국, 남아공 변이를 포함해 국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전형 9종에 대해 중화효능을 분석한 결과, 이 치료제는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3~4월 방역에서 위험요인은 선거, 부활절, 봄철 나들이객 증가 등이다. 정부는 다음달 7일인 재보궐선거에 대비한 방역 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재보선 지역 투표자만 1216만여명이나 돼 코로나19 감염 없이 선거를 마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투표소 진입 시 발열 체크를 하고 이상 증상이 없는 경우 손 소독 및 비닐장갑을 착용한 후 투표하도록 했다. 투표권자가 수시로 접촉하는 기표 용구, 기표대, 본인확인기 등은 소독 티슈 등으로 소독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