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030 세대로부터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에서만 오 후보를 앞섰고, 나머지 연령대에선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문재인정부에 우호적이던 2030 세대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오 후보가 55.0% 지지율을 얻어 36.5%에 그친 박 후보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 포인트) 밖에서 크게 따돌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연령대별 조사 결과다. 오 후보는 20대(18~29세)에서 60.1% 지지율을 기록, 박 후보(21.1%)를 세 배 가까이 앞섰다. 30대에서도 오 후보는 54.8%를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37.8%에 그쳤다. 50대는 접전 양상이었다. 오 후보(47.1%)가 박 후보(45.2%)를 근소하게 앞섰다. 전통적 보수인 60세 이상에서는 오 후보가 70.5%로 박 후보(26.7%)를 크게 앞질렀다. 박 후보가 앞선 연령대는 40대(57.9%)뿐이었다. 오 후보는 40대에서 34.7% 지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2030세대는 ‘공정과 기회’라는 가치에 민감한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로 악화한 부동산 문제나 일자리 정책 등에서 정부가 부응하지 못한 면이 크다”며 “특히 20대 남성의 경우 여성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데 군 입대 등으로 불이익을 받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청년 정책으로 2030세대의 성난 민심을 다독이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19~29세 청년에 최대 5000만원을 무이자 대출해주는 청년출발자산 제도를 공약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첫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별 지지율 측면에서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 오 후보가 남성 56.2%, 여성 53.9% 지지율을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남성 35.6%, 여성 37.4%를 얻는 데 그쳤다. 여성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박 후보보다 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오 후보는 서울 거주 지역 기준으로도 서북권(53.1%), 강서권(56.6%), 강남권(62.8%) 등 전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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