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텃밭 2030도 吳에 몰표

입력 2021-03-26 04:03
한 시민이 25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 예술가의집 울타리에 붙어 있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권현구 기자

4·7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030 세대로부터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에서만 오 후보를 앞섰고, 나머지 연령대에선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문재인정부에 우호적이던 2030 세대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오 후보가 55.0% 지지율을 얻어 36.5%에 그친 박 후보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5% 포인트) 밖에서 크게 따돌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연령대별 조사 결과다. 오 후보는 20대(18~29세)에서 60.1% 지지율을 기록, 박 후보(21.1%)를 세 배 가까이 앞섰다. 30대에서도 오 후보는 54.8%를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37.8%에 그쳤다. 50대는 접전 양상이었다. 오 후보(47.1%)가 박 후보(45.2%)를 근소하게 앞섰다. 전통적 보수인 60세 이상에서는 오 후보가 70.5%로 박 후보(26.7%)를 크게 앞질렀다. 박 후보가 앞선 연령대는 40대(57.9%)뿐이었다. 오 후보는 40대에서 34.7% 지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2030세대는 ‘공정과 기회’라는 가치에 민감한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로 악화한 부동산 문제나 일자리 정책 등에서 정부가 부응하지 못한 면이 크다”며 “특히 20대 남성의 경우 여성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데 군 입대 등으로 불이익을 받는 데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박 후보의 청년 정책으로 2030세대의 성난 민심을 다독이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19~29세 청년에 최대 5000만원을 무이자 대출해주는 청년출발자산 제도를 공약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첫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성별 지지율 측면에서도 열세를 보이고 있다. 오 후보가 남성 56.2%, 여성 53.9% 지지율을 확보한 반면 박 후보는 남성 35.6%, 여성 37.4%를 얻는 데 그쳤다. 여성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박 후보보다 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오 후보는 서울 거주 지역 기준으로도 서북권(53.1%), 강서권(56.6%), 강남권(62.8%) 등 전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