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월척들 어디로… 여자농구 판도 좌우

입력 2021-03-26 04:06

여자 프로농구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언더독’ 용인 삼성생명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배혜윤·윤예빈과 더불어 아산 우리은행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김소니아 등 22명이 다음달 1일부터 협상에 들어가면서 리그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5일 2021년 FA 대상자 22명을 공시했다. 단일리그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다. 한달간 열리는 FA 협상은 3차까지 진행된다.

데뷔 이후 처음 FA 자격을 획득한 1차 대상자는 김소니아와 윤예빈을 비롯해 박혜미(삼성생명), 김지영(하나원큐), 진안·김희진·김진영(BNK썸), 박지은(KB스타즈) 등 8명이다. 그리고 첫 FA 계약을 마치고 FA 자격을 재취득한 2차 대상자는 총 13명이다. 당초 2차 대상자에 포함됐던 삼성생명 김보미는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FA시장에선 각 구단의 영입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WKBL이 이번 시즌부터 포지션별 제약규정을 없앴기 때문이다. 선수 포지션(가드, 포워드, 센터)를 기준으로 포지션별 공헌도가 1~3위에 해당하는 FA 선수가 동일 포지션 내 3위 이내 선수가 포함된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다는 규정을 폐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FA 대상자 중 무려 4명이 해당 규정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이전 규정에 따르면 가드 포지션에서 공헌도 2위인 윤예빈은 박지현(1위)이 속한 우리은행이나 신지현(3위)의 하나원큐 두 구단 중 어디와도 계약할 수 없었다. 그 여파로 지난해 이적을 선택한 선수는 양인영(삼성생명→하나원큐) 한 명뿐이었을 정도로 FA 시장은 차가웠다. 하지만 올해엔 센터 포지션의 진안(2위)과 배혜윤(3위)이 국내 최장신 센터 박지수(1위·196㎝)와 함께 KB스타즈에서 트윈 타워로 뛰는 구상을 해볼 수 있다.

다만 1차 FA 대상자들은 원소속 구단이 1인 연봉 상한액인 3억원을 제시하면 강제로 잔류해야 하는 제약 사항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반드시 원소속 구단과 먼저 협상해야 한다. 하지만 WKBL 구단 샐러리캡은 14억원으로 스타급 선수가 아닌 이상 한 선수에게 3억원을 제시한다는 건 부담스러운 만큼 드물 것으로 보인다. 2차 FA 대상자의 경우 1~2차 협상은 모든 구단에게 열려있지만, 3차 협상은 원소속 구단과 해야 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