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타도 질리지 않고 고유의 세련미 유지

입력 2021-03-28 20:25

요즘 시대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에만 그치지 않고 패션부터 건축, 가구, 제품, IT 기술까지 다양한 디자인 철학이 집약된 융합체로 여겨진다. 특히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진 차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고유의 세련미를 유지하기에 큰 외관 변화 없이도 꾸준히 인기를 얻게 된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6(사진)는 2016년 첫 출시 이후 국내 대표 중형 세단으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여러 SUV 차량들의 공세 속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해 세단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SM6가 수차례 부분변경을 거쳤음에도 큰 디자인 변화는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도 경쟁차량의 디자인에 뒤처지지 않는 고유의 개성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르노의 디자인은 개성적이거나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많이 뒤따른다. 하지만 너무 과하지도 않다는 게 중론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28일 “소비자가 원하는 적정 수준에 멈춰 정통과 혁신을 오묘하게 드러내는 게 르노의 디자인 스타일”이라며 “이런 디자인이 꾸준한 인기를 끄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SM6에는 다양한 디자인 철학이 숨어 있다. 르노의 디자이너들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가장 클래식한 장소에서 파격적인 모던함을 상징하는 유리 피라미드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콘셉트를 창의력으로 조합해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을 만들어낸 것이다.

출시 초기 SM6는 디자인으로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평가에서 ‘2017 올해의 차’와 ‘올해의 디자인’ 상을 동시에 받았고, SM6의 쌍둥이 모델인 ‘르노 탈리스만’은 2015년 유럽 출시 후 국제 자동차 페스티벌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됐다.

SM6는 ‘다이내믹 앤 카리스마틱’이라는 외관 디자인 핵심 콘셉트를 적용했다. 르노의 외관 디자인을 책임졌던 앤소니 로 디자이너는 군더더기를 없애고 라인을 최소화해 디자인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 남겼다.

전면 디자인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강조하기 위해 곡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부드러운 평면과 대조되는 도어 하단부의 날렵한 라인을 적용했으며, 전체적으로 유선형의 이미지를 주면서도 세단 특유의 무게감을 주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실내 디자인도 오묘한 조화를 강조했다. 최고급 시트와 스피커, 계기판, 엠비언트 라이트 등이 어우러져 하이테크 기술과 클래식함, 우아함이 동시에 드러나도록 고안했다.

얼핏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지만 한 공간 안에서 입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을 설계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췄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