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끝까지 간다”… ‘붕대 투혼’ 23득점 챔프전 진출

입력 2021-03-25 04:08
김연경(뒷줄 오른쪽 세 번째) 등 흥국생명 선수들이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대 0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손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흥국생명이 붕대 투혼을 펼친 ‘주포’ 김연경을 앞세워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김연경은 모든 세트를 소화하며 23점을 뽑아냈다.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막판 부진을 틈타 1위로 역전한 GS칼텍스. 11년 만에 돌아온 한국에서 여러 굴곡을 겪은 김연경은 ‘봄 배구’를 우승으로 장식할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 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가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대 0(25-12 25-14 25-18)으로 승리, 최종 전적 2승 1패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흥국생명은 26일부터 5전 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GS칼텍스와 우승을 다툰다.

흥국생명은 통산 5번째, GS칼텍스는 2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 도전이다. GS칼텍스의 경우 사상 첫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GS칼텍스는 올 시즌을 빼고 유일하게 정규리그를 1위로 완주했던 2008-2009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에 가로막혀 통합 우승을 놓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정규리그 중후반까지 선두를 질주하다가 핵심 전력인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이 학교 폭력 문제로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 되면서 2위로 밀렸다. 흥국생명에게도 챔피언 결정전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기회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2차전에서 부상 당한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선발 출전할 만큼 의지를 불태웠다. 1세트 시작부터 공을 살짝 밀어 넘긴 오픈 공격과 기업은행 주포 라자레바의 스파이크를 저지한 블로킹으로 단숨에 2점을 뽑았다.

김연경은 경험과 재치로 코트를 장악했다. 때로는 큰 힘을 들이지 않는 오픈공격으로, 때로는 강한 스파이크로 기업은행 코트를 맹폭했다. 김연경은 득점에 이어 공격 성공률(59.46%)·점유율(38.95%)에서도 팀 내 최다를 기록했다. 24-18로 앞선 3세트 매치포인트에서 퀵오픈 공격으로 직접 결승점을 뽑아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김연경은 경기 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낸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선수단 내 슬로건을 ‘끝까지 간다’로 정했다. 오히려 GS칼텍스의 부담이 커졌을 것이다.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인천=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