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민주당 “吳, 태극기 손잡았다”… 네거티브 선거전

입력 2021-03-25 04:03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공정한 민자도로 운영방안 토론회’ 참석차 국회를 찾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회 야외 카페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재보궐선거에서 수세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이 ‘극우 프레임’을 꺼내 들며 지지층 결집과 네거티브 선거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최종 맞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극우 정치인’으로 지칭하며 “이명박·박근혜 구출에 혈안이 된 태극기부대와 손잡았다”고 맹비난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LH 사태 원조는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라며 오 후보를 겨냥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선대위 회의에서 “(오 후보가) 10년간 반성했다고 하는데 무엇을 반성한 건지 태극기부대 품에 안겨 증오와 적개심으로 무장한 극우 정치인으로 전락했다”며 “합리적 보수 이미지는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위장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오 후보가 2019년 태극기부대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환자’ 등의 극언을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극우 정치인 오세훈의 등장과 함께 광기 어린 태극기 부대의 광화문 도심 활극이 벌써 걱정된다”며 “국정농단 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한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이 절실한 때”라며 지지층의 결집을 촉구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태극기집회 연설은 그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한번 봐주실 것을 권유드린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는 오 후보를 연일 ‘MB의 인물’로 규정하며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투기’ 의혹을 정조준했다. 박 후보는 CBS 라디오에서 “내곡동 사건에 관해 오 후보는 지금까지 세 번 말을 바꾸며 상황을 피해가고 있다”며 “1995년에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찬종 후보가 20% 이상 앞서고 있다가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조순 후보가 승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곡동 사건은) 셀프 보상으로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며 “지금 LH 사태의 원조 격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와 별도로 정책공약으로 서울시장으로서의 경쟁력을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서울 종로노인복지관을 방문해 ‘서울시 어르신 점심 무상제공’을 약속한 데 이어 한국전기공사협회 등과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박 후보는 ‘2030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청년 유권자에게도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의 열세가 이어지자 ‘총동원령’을 내리며 박 후보 지원에 나섰다. 차기 당권주자인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은 선거 전까지 당대표 선거운동을 중지하며 선거 지원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지자들을 상대로 서울과 부산의 지인을 찾아 투표를 독려하는 ‘지인찾기센터’ 운영도 지속하고 있다. 또 민주당은 오 후보의 시장 시절 주택국장이었던 김모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오 후보 고발에 대한 추가 증거를 제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국회를 찾아 박 후보와 서울시민 재난위로금을 논의하며 박 후보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 지사의 경우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이 제한돼 있기에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마련한 일정에서 우연히 만나는 형식을 취했다.

이 지사는 박 후보의 재난위로금 정책에 대해 “다른 지방정부도 같이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정책방향을 그렇게 정한다 하시니 정말 반가웠다”고 언급했다. 박 후보의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로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가계소득 지원, 소상공인 매출 증대 이렇게 ‘일석이조’인데 블록체인으로 (일석삼조로) 하나를 더 하셨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