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법원읍 행정복지센터 앞에 24일 대한적십자사의 헌혈버스 한 대가 자리를 잡았다. 지역 교회 목회자와 성도, 행정복지센터 직원, 주민 등 수십 명이 헌혈에 동참하고자 이곳을 찾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혈액 보유량이 적정량인 5일분을 한참 밑도는 3.5일분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듣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파주는 4월이면 말라리아 감염 가능성 때문에 헌혈이 어려워지기에 서둘러 찾은 이들이 많았다.
최근 감기약을 복용했거나 빈혈 증상이 있어 헌혈을 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아쉬움이 남았는지 하나같이 버스 근처를 서성였다.
이날 헌혈 캠페인은 15개 교회 목회자 모임인 ‘사귐과 섬김’(공동대표 유기성 이규현 주승중 목사)이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피로회복 헌혈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전국 교회로 확산을 이끌기 위해 파주를 비롯해 경기도 가평 고양 등 10개 시·군 기독교연합회가 모인 경기북부기독교총연합회(경기북기총·대표회장 유관재 목사)가 먼저 나선 것이다.
박명묵 법원읍기독교연합회장은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서도 전국 모든 성도가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일에 발 벗고 나섰으면 한다”면서 “비록 작은 도시지만 미약하게나마 헌혈에 동참해 국민에게 힘을 보태고 싶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8명 넘는 동료와 함께 헌혈에 동참한 법원읍 행정복지센터 신승한(57) 맞춤형복지팀장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헌혈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이웃들에게 작은 사랑을 전하고 싶어 참여했다”며 “수혈받는 분들이 각자의 꿈을 펼쳐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지원활동을 한 대한적십자사 주성필 헌혈개발팀 대리는 “코로나19로 예전보다 헌혈 참여율이 낮아져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라며 “모든 직원은 매월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있고 헌혈버스와 비품 등을 매일 소독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 수혈이 급한 환자들을 위해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유관재 목사는 “경기북기총을 시작으로 피로회복 헌혈 캠페인이 각 교단과 지역교회로 널리 퍼졌으면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십자가에서 우릴 위해 대신 피 흘리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을 품고 사랑하며 예수 사랑을 실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 역사에서 위기는 오히려 부흥의 새로운 변곡점이 됐다”면서 “이번 캠페인이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북기총은 캠페인을 고양 가평 동두천 등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파주=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