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 유통(저장·운송), 활용 등 전주기 기술이 갖춰지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수소경제 성공은 결국 기술력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한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소장은 23일 국민일보 신성장동력포럼에서 수소경제 성공을 위한 기술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소장은 “수소경제,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목표가 빠르게 달성되지 않는 이유는 기술 개발이 늦기 때문”이라며 “수소 생산, 유통, 활용 등 3가지 기술이 골고루 발달해 연계돼야 수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수소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소 생산기술뿐 아니라 수소 충전소의 저장기술, 충전소에 수소를 전달하는 이송기술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소 활용 방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연료전지다. 수소와 산소를 투입하면 전기, 열, 물이 생산되는 기술로 수전해의 역반응이다.
연료전지는 주로 수소차에 사용되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 외에도 발전에 활용되는 인산형 연료전지(PAFC),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등 4가지로 분류된다.
한 소장은 “PEMFC, PAFC, MCFC 기술은 우리나라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특히 수소차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굉장히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 소장은 “저장· 운송기술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며 “원천기술을 우선 개발하고 국가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육성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있는 수소차 기술을 상용차, 트럭, 철도, 건설기계, 드론 등으로 확대해 모든 수송수단의 기술을 선도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 소장은 수소 연구·개발(R&D) 인력 충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 소장은 “갑자기 인력 수요가 늘어나 빨리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2~3년 정도 지나면 R&D 인력 공급이 충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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