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월 일상 찾게 해달라” 호소… 요양병원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시작

입력 2021-03-24 04:04
광주 북구 동행요양병원에서 23일 한 어르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요양병원 1651곳에서 만 65세 이상 입원환자와 종사자 총 20만5983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4월에는 일상을 찾게 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요양병원의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고령층 접종대상자 사이에선 백신을 맞는 게 두렵다는 분위기도 있어 방역 당국이 설득에 나서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46명 늘어나 총 누적 확진자 수는 9만942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내려온 것은 1주일 만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금 3차 유행이 안정화되느냐, 아니면 재확산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평범한 일상에 좀 더 가까워진 4월을 맞이할 수 있도록, 국민 한 분 한 분께서도 참여방역으로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유행이 다시 번지면서 해외유입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브리핑에서 “세계적으로 1월 유행 정점 이후에 지속되던 감소세가 지금은 멈추고 아프리카를 제외한 유럽, 중동 등 전 지역에서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인다”며 “백신이 충분한 접종률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때 이른 사회적 긴장감 완화, 전파력이 높아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내에서도 변이가 확산되기 전에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까지 변이 바이러스 감염사례 중 82명(32.9%)은 국내에서 감염이 이뤄졌다. 해외입국자 등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가 76명, 아직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경우는 6명이다. 이 단장은 “부산, 울산을 중심으로 영남지역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이 있는 편”이라며 “우리가 (검역단계에서) 채 거르지 못한 지역사회 환자가 전파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요양병원의 만 65세 이상 입소자·종사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나 아직 접종에 대해 우려하거나 주저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최근 불거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생성 논란의 영향도 있다. 울산의 한 요양병원에 70대 부친을 모시고 있는 50대 정모씨는 “아버지가 기저질환이 있으신 데다 워낙 고령이셔서 혹시나 백신 접종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이겨내기 어려우실 것 같아 접종을 권하지 않고 있다”며 “접종 사례가 더 많아지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접종을 권하겠지만 지금은 다소 망설여진다”고 전했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백신 접종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백신 접종 순서가 왔을 때 주저하거나 미루지 말고 ‘나부터 먼저’라는 마음으로 접종에 참여해야 일상 회복을 하루라도 더 빨리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예슬 김지애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