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때리니 오피스텔이 웃었다

입력 2021-03-24 04:03
마곡지구 오피스텔. 상가정보연구소 제공

오피스텔 매매량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가 집중된 아파트의 대체재로 부상하면서 대형·고가 오피스텔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하지만 깡통 전세 등의 사태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23일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오피스텔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10.0%)의 2.3배에 달했다. 이 기간 지방 오피스텔 가격은 33.9% 올랐다. 수도권 평균이 21.6%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방 오피스텔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리얼하우스는 “오피스텔은 보통 임대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므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뛰어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며 “ 아파트로는 더 이상 시세차익 실현이 힘들어지면서 오피스텔에 투자수요가 몰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에 관한 관심도 높다. 주택에 비해 분양권의 규제가 훨씬 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피스텔 분양권은 취득세 및 양도세 산정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데다 분양권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율이 기본세율(6%~45%, 2년 이상 보유조건)로 적용된다.

특히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아파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9억원 이상 고가 오피스텔 매매량이 크게 늘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9억원 이상 오피스텔 매매량은 124건(지난 22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매량(63건) 대비 약 96.8% 증가했다.

오피스텔은 주택 관련 규제가 발표될 때마다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주목받지만 ‘깡통 전세’ 우려도 항상 제기된다. 특히 지역별 시장 상황에 따라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은 84.56에 달했다. 세종시가 92.27%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는 86.62%였다.

이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