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입력 2021-03-25 03:05

본문은 한 환자가 38년간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그곳에 예수님이 찾아오신 내용입니다. 38년 된 환자가 누워있는 행각 뒤로 예루살렘 성전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축제보다 그늘진 곳을 주목하셨습니다. 그늘진 곳에서는 삶의 희망이 자라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희망이 자라지 못하는 곳, 죄로 인해 영혼이 피투성이가 된 곳을 찾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은 38년간 삶의 의지가 꺾인 채 가장 비참한 상황에 놓인 환자에게 “네가 낫고자 하느냐”라고 물으시면서 도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삶의 의지가 끊어진 그에게 삶의 의지를 일으켜 세워주고 계신 것입니다.

의지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왜냐하면 의지는 더 나은 지평으로 이끄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의 국민 화가인 모지스(Moses·1860~1961) 할머니의 그림을 종종 감상합니다. 그는 76세 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까지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평범한 시골 주부였던 그는 작은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10명의 자녀 중 5명을 잃는 아픔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그는 76세에 관절염 증상이 심해져 바늘조차 잡을 수 없었습니다.

모지스의 여동생은 이런 언니에게 바늘 대신 붓을 쥐여줬습니다. 그때부터 모지스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느 날 뉴욕의 한 수집가가 시골을 지나가다 할머니의 그림을 샀고 그의 그림은 뉴욕전시관에 전시됐습니다. 이후 모지스 할머니는 미국인의 강한 정신적 지주가 됐습니다. 미국인들은 모지스 할머니를 통해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가 삶의 꿈을 이루는 것을 배웠습니다.

지금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로 국민 삶의 의지가 꺾여버렸습니다. 미얀마는 38년 된 환자처럼 몸과 마음, 영혼에 큰 절망감이 가득 차 있습니다. 나라의 모든 시스템이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예수님은 절망으로 깊은 그늘이 져 있는 미얀마 그곳에도 계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의지를 일으켜주실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미얀마 국민의 삶의 의지를 일으켜 세워주셨으면 합니다. 한국도 가장 어려운 시절에 세계 각국의 교회로부터 힘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38년 된 환자는 연못가에 거의 죽은 자처럼 누워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다 지나쳤습니다. 가까이 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차가움과 냉대, 설움으로 점철된 그의 마음에 오아시스 같은 긍휼함을 부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따뜻한 손으로 그의 몸을 만졌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느낀 그는 일어나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혔습니다. 진정한 긍휼엔 터치가 있습니다. 지금 미얀마는 예수님의 터치가 필요합니다. 한국교회가 오아시스 같은 긍휼로 38년 된 환자와 같은 상태인 이들을 터치해준다면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몸이라는 선물’이라는 책에는 폴 브랜드 박사가 인도에서 평생 한센병 환자들의 친구가 되어 준 이야기가 나옵니다. 브랜드 박사는 어느 날 홀로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한 환자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습니다. 순간 그 환자는 펑펑 울었습니다. 왜 우냐고 물었더니 환자가 말합니다. “평생 제 몸에 손을 댄 사람이 없었습니다. 박사님이 처음이셨습니다.”

한 번의 터치가 평생 응어리졌던 마음의 병을 고치게 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한국교회와 우리 기독교인들이 절망하는 미얀마에 희망을 나눴으면 합니다. 미얀마인들에게 긍휼의 손을 뻗어 터치하기를 희망합니다.

이명재 목사(부천 실로암교회)

◇이명재 부천 실로암교회 목사는 28년 동안 국내에서 동고동락하는 미얀마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이주민선교회 총무로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