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등 최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선택한 한국 작곡가 김택수(사진)가 첫 번째 앨범 ‘플레이풀’(Playful)을 25일 발매했다.
2014~16년 코리안심포니 상주작곡가를 역임하고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택수는 농구경기, 커피, 비눗방울 놀이 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경험과 기억을 토대로 작품을 만들어 왔다. 한이나 흥 같은 정서를 직접 드러내진 않지만 한국적인 소리를 소재로 삼는다. 서울과학고 시절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은메달을 받았던 그는 화학이 아닌 음악으로 방향을 튼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국내 레이블 크라이스클래식을 통해 나온 데뷔 앨범은 김택수가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직접 선곡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아마빌레’,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빨리! 빨리!(Pali-Pali!)’,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잊혀진 깽깽이 주자들을 위한 오마주’, 피아노 독주곡인 ‘바흐 주제에 의한 300+마이크로 변주곡’ 등이 수록됐다.
특히 ‘소나타 아마빌레’는 끼와 모, 무 등 3곡으로 이뤄져 있는데, 끼는 기생, 모는 어머니, 무는 무당을 표현한 것이다. 조선 시대 여성의 모습으로 표현한 사랑 이야기다. ‘빨리! 빨리!’는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나아가는 국악 산조의 구성을 입혔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고,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김계희,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첼리스트 문태국 등의 연주자가 녹음에 참여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