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복음광고 캠페인, 거부감 없이 공감 이끌어내는 힘 지녀”

입력 2021-03-25 03:03

㈔복음의전함(이사장 고정민)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57개 지역에서 2000대의 버스와 택시에 복음 광고를 부착해 예수를 전했다. 또 2만 미자립교회의 교회 차량에 복음 광고판이 될 수 있도록 ‘교회 차량 복음 광고 키트 무상지원’도 하고 있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복음심기’란 이름의 이 캠페인은 비대면 시대, 전도의 새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역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분당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 화성 예수향남교회 정갑신 목사, 서울 더크로스처치 박호종 목사를 최근 전화로 연결, 비대면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캠페인에서 지구촌교회의 한 성도 개인이 중앙대 앞에 복음 광고를 설치했다. 또 다른 성도는 사업 투자금을 후원금으로 내놨다. 이런 동력은 어디서 나왔나.

최성은 목사=우리 교회 성도들이 복음의전함이 가진 본질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기도하던 사도들에게 하나님께서 성령을 충만하게 부어주셨던 것처럼, 예수를 전하고자 하는 우리 교회 성도들 마음에 동역하고자 하는 강한 마음을 부어주신 게 아닐까 싶다.

-예수향남교회는 교회 앞에 복음 광고를 위한 옥외광고 조형물을 만든다고 들었다.

정갑신 목사=사실 너무 공격적인 전도엔 거부감이 있었다. 복음 전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원색적인 전도도 필요하다. 세련된 전도에 약점도 있다. 하지만 선교 상황화와 동시에, 세상 문화에 대한 저항적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전도를 위한 복음의전함의 발상과 접근은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노골적인 표현도 의미 있지만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카피를 사용하고 있다. 판교 우리들교회가 교회 외벽에 좋은 문구를 내걸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교회는 외진 곳에 있지만 우리도 ‘내가 혼자가 아니구나’라고 위로하고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여지를 주고자 한다.

-복음 광고 캠페인은 전례가 없는 방식이었다. 앞으로 전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 목사=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일상이 만들어졌고 새로운 시도들이 생기고 있다. 하나님은 급변하는 시대를 통해 본질에 집중하게 하시고 본질을 담아내는 그릇을 고민하게 하신다. 우리 교회를 비롯해 여러 교회가 참여하는 피로회복 캠페인과 복음의전함이 벌이는 방방곡곡 캠페인은 하나님께서 그의 사랑을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퍼뜨리려는 새로운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교회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끼치고 전도하기 위해 우리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외에 변할 수 있는 그릇은 무엇인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사역과 더불어 복음을 직접 전하는 개인전도 사역도 균형 있게 지속해야 할 것이다.

박호종 목사=지금은 언택트 시대로, 미디어가 중요하다. 미디어는 키워드, 알고리즘에 의해 소비된다. 우리도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요즘은 할아버지 할머니도 유튜브를 본다. 복음의전함이 기존에 생각지도 못한 복음 광고를 통해 전도하듯이 앞으로는 미디어의 특징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전도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유튜브에서 우리 교회를 찾은 이들이 급증했다. 우리 교회 찬양팀의 한 음악이 유튜브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그 음악과 우리 교회를 연결해 노출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유튜브는 콘텐츠가 좋다고 판단하면 이를 종교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에게 노출한다. 우리가 고품질 콘텐츠, 인지도 있는 기독 연예인을 내세운 콘텐츠를 많이 개발해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분야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정 목사=보통 버스 택시 등엔 상업적 광고가 실린다. 이는 거래적 문화다. 우리 삶의 곳곳이 이같이 상업적 거래적이다. 그런데 복음의전함 광고는 그렇지 않다. 헌신적이다. 광고 모델 연예인들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이것이 복음이 갖는 저항적 시도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상업적 소비적 문화 속에서, 특히 상업적인 공간인 광고판에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광고를 게재한다는 것, 이것이 저항문화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것도 복음 전도의 하나다. 한국교회가 앞으로 시도하고 실천해야 할 문화적 시도가 이런 것이다. 교회는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내어주는 문화를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펼쳐야 한다.

-미자립교회에 복음 광고 키트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역은 어떻게 보는지.

박 목사=이전 교회 봉고차엔 교회 이름, 십자가 이미지가 전부였다.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는 큰 장점이 없다고 생각했다. 반면 복음의전함이 나누어 주는 교회 차량용 복음 광고는 세련됐다. 이는 전도에도 효과가 있지만 기독교 자체를 광고하는 이점이 있다. 작은 교회지만 광고 속 유명 연예인이 후원하는 교회 같기도 하고, 혹시 그 연예인이 이 교회를 다니나 싶어 호기심을 갖게 한다. 복음광고 키트를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하니 작은교회에 큰 격려가 될 것 같다. 우리 교회도 앞으로 복음의전함의 사역에 다양한 방식으로 돕고자 한다. 재정적으로는 물론 지난번처럼 기도회를 통해 동역할 수도 있고 일손을 도울 수도 있다. 또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주변에 적극 알리겠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