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安은 신기루” 안철수 “吳, 내곡동 문제로 사퇴할 수도”

입력 2021-03-23 04:02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서울 서초4동 주민센터에서 공유어린이집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위 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관계자와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운명을 가를 여론조사 첫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을 거론하며 오 후보의 본선 사퇴 가능성까지 암시했고, 오 후보는 “신기루 같은 후보”라며 안 후보를 정조준했다.

안 후보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야권 후보가 사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며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을 들춰냈다. 이어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인 이봉규TV와 조갑제TV에 잇따라 출연해 “저는 서울 상계동 전세아파트에 살고 부동산도 없다”며 자신이 ‘무결점 후보’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오 후보에 비해 열세로 분석된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해 파급력이 큰 유튜브를 활용한 것이다.

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신기루 같은 후보는 이번 선거를 끝까지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안 후보를 직격했다. 노무현정부에서 내곡동을 포함한 국민임대주택단지 추진 계획이 시작됐음을 확인하는 정부문건을 공개하며 관련 의혹이 실체없는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또 강남구 테헤란로의 스타트업 업체, 서초구 서초동 공유어린이집과 도봉구 도깨비시장 등 강남·북을 오가며 안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청년들 고충에 귀를 기울였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여론조사 첫날 두 후보가 자신의 ‘약세’ 지지층에 공을 들인 이유는 최근 여론조사 흐름이 오차범위 내 박빙을 보이기 때문이다. 0.01% 포인트라도 앞서는 쪽이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만큼 여론조사에서 ‘한 표’라도 더 받기 위해 양측 모두 총력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지지율은 엇비슷하나 세부적으로 보면 연령대·성향별 지지율이 극명하게 갈린다. 안 후보는 20~40대·중도층, 오 후보는 50대 이상·보수층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KBS·MBC·SBS 방송 3사 의뢰로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가 지난 20~21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에서 오 후보(34.4%)와 안 후보(34.3%) 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반면 연령대별 조사에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18~29세에서 15.4%대 28.8%, 60세 이상에서 58.8%대 25.1%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경쟁력 조사에서도 오 후보(39.0%)와 안 후보(37.3%) 간 차이는 오차범위 내였지만 보수층에서 각각 52.7%대 32.4%, 중도층에서 35.8%대 43.2%로 차이가 갈렸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대로라면 두 후보 단일화를 위한 22~23일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일 가능성이 크다. JTBC 의뢰로 리얼미터가 20~21일 서울시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고 질문한 결과 오 후보(35.5%) 안 후보(31.2%)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28.0%) 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0.01% 포인트 차이가 나더라도 결과에 승복하기로 뜻을 모았다. 두 곳의 여론조사 업체(각 1600명씩 총 3200명)가 각각 적합도(800명) 경쟁력(800명)을 모두 묻고 결과를 단순 합산해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계산하기로 했다.

김동우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