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영선에 “도쿄 아줌마” 이낙연은 “박, 엄마의 마음가짐”

입력 2021-03-23 04:07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성차별 또는 성비하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전임 서울·부산시장의 성추문이 발단이 돼 치러진다. 따라서 그만큼 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이를 다시 반박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22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도쿄 아줌마”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했다. 박 후보 배우자가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보유했다가 지난 2월 처분한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여성 정치인과 아줌마에 대한 비하의 뜻을 강하게 담고 있는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범여권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도 “너무나도 분노스럽다”며 “여성에 대한 안 후보의 인식을 아주 잘 드러낸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안 후보는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박 후보를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기를 후보”라고 표현했다가 설화에 휩싸였다. 여성 역할을 지나치게 제한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국민의힘은 “여성 역할을 아이를 보살피고 기르는 것으로 국한한 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왜곡된 성역할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자기 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성역할 프레임’을 씌워 차별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성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해 비판을 받았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트랜스젠더가 겪는 어려움을 가볍게 여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성소수자 차별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