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32번 안철수 7번… 박영선 캠프의 극단적 집중공격

입력 2021-03-23 00:04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서울 광진구 자양한양아파트 정문 앞에서 119안전센터 추진상황을 들은 뒤 119대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32대 7.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가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경쟁자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각각 비판한 횟수다. 후보 등록 전 막판 야권 단일화를 시도했던 지난 16일 이후에는 ‘오세훈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져 20대 2를 기록했다. 안 후보를 한 번 비판할 때 오 후보를 열 번 때린 셈이다.

오 후보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박 후보 캠프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 이유는 우선 재보선 최대 이슈인 부동산 투기 정국에서 ‘나홀로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만큼 국민적 역린을 건드릴 수 있다고 보고 집중 공세를 펴고 있다.


22일 국민일보가 지난 8~21일 박 후보 메시지와 박 후보 캠프 논평을 분석한 결과 오 후보에 대해선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관련 입장표명 요구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내곡동 땅 의혹 제기 메시지였다. 논평 중 ‘거짓말하지 말라’는 내용만 전체의 약 3분의 1인 10건에 달할 정도로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는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각 지자체장과 4·7 재보선에 나선 후보 역시 검증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오 후보는 내곡동 의혹에 대해 거짓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캠프의 이 같은 대응이 본선 대비용이란 해석도 있다. 어차피 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본선에 앞서 여론 환기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야권 단일화 후 민주당이 터뜨릴 의혹이 더 있느냐’는 질문에 “쌓여 있는 것 같다. 정말 쌓여 있다”고 답했다. 그는 “거의 이긴 것 같다”는 이해찬 전 대표 발언에도 “오 후보나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너무 의혹투성이인 걸 이미 (국민이) 다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의혹제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그나마 ‘수월한’ 상대인 안 후보를 측면 지원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오 후보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게 되면 중도층이나 야권 지지층 일부가 오 후보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16일 이후 박 후보 캠프가 안 후보를 비판한 논평은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을 오간 정치경력 비판 1건, 야권 단일화 전반에 대한 비판 논평 1건이 전부다. 여권 관계자는 “안 후보는 이미 시장에서 여러 차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아무래도 민주당이 전략을 짜기는 더 편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한 초등학교를 찾아 “엄마 같은 시장이 돼 서울시 공립·사립 유치원 소속 7만5000명 어린이에게 중식·간식·우유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준구 박재현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