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22일 하루 만에 마무리됐다. 최근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벌여온 두 후보는 사활을 걸고 본선 못지 않은 총력전을 펼쳤다. 야권에서는 “결국 어느 쪽 지지자가 더 전화를 많이 받게 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로또식 승부”라는 말이 나왔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2곳이 각각 후보의 경쟁력과 적합도를 물어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는 당초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하루 만에 3200개 샘플 조사가 완료되면서 종료됐다. 양측 단일화 실무협상팀은 23일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최종 단일화 결과를 발표한다.
오 후보 측은 야권 후보 적합도에서 오 후보 강세를, 안 후보 측은 여당 후보와의 경쟁력에서 안 후보 우위를 예상했지만 현재 판세는 안갯속이다. 양측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며 승패를 분석하는 데 안간힘을 쏟았다.
두 후보는 최근 경쟁력·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지만, 최종 결과를 앞두고는 서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결국 후보의 운에 달린 것”이라면서도 “경쟁력에선 안 대표가 좀 높게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 후보 측은 “오 후보는 제1야당 후보로서 많은 리스크를 감당했지만, 누가 이길지는 정말 예측하기 쉽지 않다”며 “막판 상승세로 역전승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두 후보는 서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에서 자신이 앞선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공격의 화력을 집중하는 후보가 버겁고 무서운 후보”라며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낡은 (공격) 방식에 대해 면역 백신을 맞았다고 생각해서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야권이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게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를 지지하는 20·30대, 중도층, 무당층이 저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선행 티켓을 목전에 둔 두 후보의 발언도 격해지고 있다. 안 후보는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지난달 처분했다는 일본 도쿄의 박 후보 남편 아파트에 대해 “도쿄에 아파트 가진 아줌마는 충분히 상대 가능하다”고 맹비난했다.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집 없는 아저씨”라고 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의 내곡동 땅 의혹 공세에 대해 “독일 나치 선전장인 괴벨스같이 흑색선전에 총력을 다하는 민주당을 보니 ‘지질한 정당’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박 후보는 정책선거를 할 건지, 괴벨스식 흑색선전에 매몰돼 국민 실망을 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오 후보는 당초 이날 저녁 만나 단일화 의지를 재확인할 예정이었지만, 여론조사 완료 후로 회동을 미뤘다. 두 후보는 단일 후보 결정 이후 서로 선거를 돕고 당선 이후엔 공동시정을 펴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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