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확진자 수는 줄지 않고 있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는 모두의 발목을 붙잡았다. 모이지 못하는 교회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예배당 전체 좌석을 기준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교회가 각각 20%와 30%의 교인이 모일 수 있지만, 소모임은 여전히 할 수 없다.
다음 달 4일 부활주일을 앞두고 기도로 코로나19를 소멸하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세계교회연합기도운동(기도운동·공동대표 윤보환 목사)이 ‘코로나19 소멸을 위한 전 세계 부활절 한마음 기도 행동’을 이끌고 있다. 기도운동에는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종준 목사) 미래목회포럼(이사장 정성진 목사)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회장 민승기 목사) 유럽한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장황영 목사)와 미국의 빌리그래함전도협회(회장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동참한다.
기도운동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짚어보는 좌담회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크로스로드선교회에서 열렸다. 윤보환 정성진 목사가 참석했고 사회는 신광수 목사가 맡았다.
< 참석자 >
윤보환 목사
(세계교회연합기도운동 공동대표)
정성진 목사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사회=신광수 목사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윤보환 목사
(세계교회연합기도운동 공동대표)
정성진 목사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사회=신광수 목사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기도운동을 시작한 동기는.
윤보환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마친 뒤였던 지난해 11월 30일부터 7일간 금식기도를 했다. 그때 코로나19로 2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전 세계 기독교인의 비율을 30%로 봤을 때 그중 60만명만 구원받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흐느끼며 기도하는 모습이 환상으로 반복해 떠올랐다. 140만명의 영혼에 복음을 전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느꼈다. 비대면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전도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도 어려워졌다. 고통스러운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목사로서 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기도가 떠올랐다. 늘 기도하면서도 기도의 능력을 간과했던 게 아닌가 돌아보게 됐다. 방역과 백신 접종은 결국 소극적 대처일 뿐이다. 기도가 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기도는 능동적 해결책이다. 함께 기도할 길을 찾기 시작했고 전 세계 교회가 부활절을 기점으로 뜨겁게 기도하기로 했다. 기도의 능력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놀랍다.
정성진 목사=코로나19 종식은 누가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공통 기도제목이다. 매년 부활절에도 모든 기독교인이 마음을 모아 기쁨의 예배를 드린다. 이때가 기회다. 부활의 능력을 만방에 선포하는 그날을 기점으로 세계 기독교인이 함께 기도한다면 큰 능력이 임할 걸 확신한다. 코로나19로 한자리에 모이진 못해도 각자 자리에서 함께 기도하면 된다. 기독교인들은 뜨겁게 기도하며 하나님의 역사를 기다리면 된다. 기도로 종식되냐고 묻는 이들도 있다. 기독교인은 믿고 기도할 뿐이다. 믿음이 중요하다. 취지에 공감해 미래목회포럼도 기도운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어떻게 기도하나.
윤 목사=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333기도’를 홍보했다. 우선 사순절 기간 매일 밤 10시 각자 있는 자리에서 3분 기도하기, 4월 1일부터 3일간 하루 한 끼 이상 금식하기, 전 세계 교회가 부활절 예배 때 공동기도문으로 3분 합심기도 하는 걸 골자로 한다. 공동기도문은 세계 각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자국 언어로 번역했다. 한 명이라도 더 코로나19 소멸 기도에 참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기도로 코로나19가 확실히 소멸하나.
정 목사=기도회 한다고 코로나19가 소멸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기도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다. 우리는 기도할 뿐이다. 응답의 때는 주님이 정하시는 것이다. 확신하고 기도하고 부활절이 지난 뒤에도 쉬지 않고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문제될 건 없다. 전 세계 기독교인이 함께 하나의 제목으로 기도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교회가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윤 목사=그렇다. 물론 우리 바람대로 부활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잦아들기 시작한다면 그 또한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다. 기도로 코로나19가 소멸하면 주님의 능력에 관한 확신이 커지지 않겠는가. 감사한 일이다. 기도의 능력을 세계만방이 알게 될 것이다. 부활절을 기점으로 소멸하길 바라고 있다. 반드시 이번 기도운동의 열매가 나타날 것이다. 믿는다. 함께 하자.
-기도운동으로 어떤 변화를 예상하나.
정 목사=기도 앞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의미 없다. 이념을 떠나 하나님을 향하자는 건 기독교인의 상식이자 기본자세다. 불안은 코로나19 자체보다 더 큰 위협이다. 이번 기도운동으로 기독교인들은 ‘기도가 우리의 백신이자 치료제’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생명은 전적으로 주님께 달려있다. 한 차례 기도운동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삶이 기도로 변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기도는 모든 걸 변화시킨다. 마태복음 18장 20절에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모일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곳에 있든지 마음을 모아 기도할 때 주님이 임하신다.
윤 목사=의학이 얼마나 발달했는가. 하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전 세계가 2년 동안 붙잡혀 버렸다. 백세시대가 열렸다는데 무슨 의미인가. 인간이 이토록 나약하다. 기도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이번 기도운동이 기도하는 삶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 또한 큰 결실이다. 기도운동을 너무 늦게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모든 교회가 코로나19 소멸을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지 않았는가. 이 기도를 한데 모으기만 하면 된다. 빠르고 늦은 걸 따지는 건 무의미한 논쟁이다. 마음을 모으자.
정 목사=사스나 메르스를 겪은 인류가 코로나19 초기에 이 바이러스를 우습게 봤다. 지금 톡톡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연합해 기도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분명 코로나19는 잦아들 것이고 교회는 연합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의 신뢰 회복은 어떻게 하나.
정 목사=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가 수차례 병살타를 쳤다. 모 목사가 주도한 광화문 집회, 일부 교회와 IM선교회·인터콥의 집단감염, 예배 강행 등이다. 이게 야구 경기였다면 결과는 볼 것도 없다. 무참히 진 것이다. 젊은 지식인을 전도할 기회가 막혔다고 보는 목사도 있다. 그만큼 위기다. 그런데 이들 중에는 사역에 최선을 다하던 목회자들이 많다. 이들이 간과한 건 교회가 세상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어떻게 보는지도 살펴야 한다. 내 신앙만 챙긴 결과가 뜻하지 않게 집단감염을 부른 셈이다. 개인적으로 지금 잘못된 이미지를 씻기 위해 30년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회는 지금부터라도 섬김과 봉사에 힘쓰며 내실을 다지자. 그래야 회복할 수 있다.
-기도회는 부활절로 끝나나.
윤 목사=아니다. 부활절은 전 세계 교회가 하나로 마음을 모으는 기점일 뿐이다. 기도운동으로 계속 이어져야 한다. 사명자가 순종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했다. 순종하고 함께 기도하자. 교단과 교회들도 지속적인 기도운동에 나서야 한다. 모든 이들의 망가진 일상을 위로하기 위해 기도하자. 평강이 회복되도록 마음을 모으자. 코로나19로 찢긴 마음을 싸매는 기도를 하자. 어려운 시대, 기독교인들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