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 AZ 백신 접종, 국민 신뢰 높이는 계기 되길

입력 2021-03-23 04:03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다. 만 65세 이상 국내 1호 접종자다. 대통령의 공개 접종은 의미가 크다. 당초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최우선 대상자였다. 코로나 확진자 비율, 중증 악화 가능성, 사망률이 다른 연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AZ 백신이 고령층에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할 임상 자료가 부족했고, 논란 끝에 접종이 보류됐다. 이후 효능을 뒷받침할 해외 연구가 나오자 고령층 접종이 결정됐다. 최근에는 AZ 백신의 혈전 형성 논란이 생기면서 불안감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65세 이상 첫 접종자로 나서는 것은 국민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우선 접종하는 것은 일각의 안전성·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접종은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결정됐다. 공무 출장 등 질병관리청의 우선 접종 관련 절차에 따른 것이다.

또 그동안 논란이 됐던 AZ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이 없다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결정이 나온 것은 다행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입장이다. 다만 매우 드문 빈도로 발생하는 뇌정맥동혈전증 등은 백신과의 인과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늘부터 만 65세 이상 요양병원과 시설 입소자·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접종이 더 권장된다.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불확실한 위험성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믿고 순서가 되면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연말 집단 면역 형성이야말로 코로나 국면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혈전 생성을 포함해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관련 정보는 국민에게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부작용 보상에 대한 세부지침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백신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