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사진)의 혈전 생성 논란이 종지부를 찍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에 문제가 없다며 접종을 권고했지만 드물게 혈전색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놨다. 이에 정부는 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 23일부터는 요양병원의 고령자 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1일 0시 기준 신규로 939명이 추가 접종을 받아 67만6587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23일부터는 요양병원의 만 65세 이상 입소자·종사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호 접종자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선다. 문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이 시작되면서 방역 당국의 긴장감도 커질 전망이다. 고령자들인 만큼 중증 이상반응 신고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혈전 생성 논란과 관련해 EMA는 최근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 임시회의를 열어 “백신 접종이 혈전의 전체적인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EMA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서 혈전색전증, 파종성 혈관내응고(DIC), 뇌정맥동혈전증(CVST)의 잠재적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이 보고된 20대 환자는 CVST가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는 EMA가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한 질환 중 하나다. 전날 추진단은 보건·감염병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예방접종전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 논란을 검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소집된 코로나19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해외 평가 결과와 국내 이상반응 사례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의 결과는 22일 발표된다.
백신을 맞고 두통이 심하거나 시력이 흐려지는 경우, 지속적인 출혈이 3일 이상 생기는 등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EMA는 혈전과 백신의 관련성이 극히 적다면서도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설령 백신과 연관성이 없더라도 고령이거나 비만인 환자, 오랜 와병생활 환자는 혈전 생성의 위험이 높아진다. 피임약이나 스테로이드 복용은 혈전 생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혈소판 과다증 등 일부 기저질환도 혈전 생성 위험성을 높인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채 백신을 맞은 경우에도 혈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코로나19 자체가 합병증으로 혈전증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백신 접종을 거듭 권고했다. 독일, 이탈리아 등 국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만 55세 미만의 혈전증 위험 증가를 배제할 수 없다”는 EMA 결과에 따라 만 55세 이상에 한해 접종을 재개했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은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접종을 아직 재개하지 않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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