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9·SSG 랜더스)가 한국 프로야구(KBO) 무대에서 첫선을 보였지만 안타를 수확하진 못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선구안으로 이름을 날렸던 추신수도 한국에서는 아직 적응이 필요한 모양새다.
추신수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1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삼진 2개와 뜬공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SSG은 이날 지난해 챔피언 NC에게 홈런 3개를 포함한 14안타를 내주며 11대 3으로 패배했다.
2001년 부산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21년 만에 돌아온 추신수는 한국에서의 첫 실전인 만큼 점검에 초점을 뒀다. 앞서 연습경기에선 출전하지 않았던 추신수는 이날 경기 전 “일단 타이밍을 잡아야 할 것 같다. 공을 많이 보면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우선이다”이라며 ‘적응’에 방점을 뒀다. 그러면서도 “노리는 공이 들어오면 타격을 해볼 생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그의 뜻대로 경기가 흘러가지는 않았다. 1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의 첫 타석, 추신수는 NC의 선발 웨스 파슨스에게 삼진을 당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 볼을 골라냈던 추신수는 높은 코스의 시속 148㎞의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범했다. 그리고 이어진 바깥쪽 투심 패스트볼에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는 3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지만, 파슨스를 상대로 또다시 삼진을 맞았다. 연타석 삼진에 쑥스러운 듯 추신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어 1-9로 뒤진 5회초에도 상대 투수 송명기를 상대로 초구를 지켜본 뒤 2구째를 타격했지만 좌측 방면 뜬 공으로 아웃 됐다. 추신수는 1-11로 뒤진 8회초 대타 김강민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추신수는 경기 후 “공이 빠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살펴보니 스크라이크존에 정확히 걸쳤던 것 같다. 빨리 (KBO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은 MLB보다 좌우가 넓고 위아래가 좁다. 그는 “생각했던 만큼 몸이 못 따라가고 타이밍이 좀 늦었다. 하지만 매 타석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SSG 투수진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적으로 난조를 보였다. SSG 선발로 나선 토종 에이스 문승원은 2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8개의 안타를 맞고 7실점으로 무너졌다. 뒤이어 등판한 사이드암 이채호는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실점 했다.
이날 추신수는 경기 전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눈을 감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으며 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국에선 들을 수 없었던 애국가를 들으니 한국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