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누운 이재용… 조용한 삼성 창립 83주년

입력 2021-03-22 04:0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수염 수술 후 회복 중인 가운데 삼성이 22일 창립 83주년을 맞는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룹 차원의 행사는 열지 않는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창립 83주년을 맞는 22일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낼 전망이다. 삼성은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차원의 창립 기념 행사를 생략해왔다. 대신 삼성물산 등 일부 계열사에서 간단한 기념 메시지를 임직원들에 전달하는 것으로 갈음할 예정이다.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은 1938년 3월 1일 삼성상회를 설립했지만 창립 50돌이던 1988년 3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삼성은 매년 3월 22일 창립을 기념해왔다. 이 부회장은 병상에서 창립 83주년을 맞게 됐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0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사진)에서 충수염 수술을 마친 후 회복 중이다.

충수염은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진 질병으로 맹장 끝인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복부 통증을 호소한 뒤 평촌 한림대병원으로, 다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다. 이 부회장은 특혜 오해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구치소 의료진의 외부 진료 권고에도 복통을 참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충수염 수술 후 일상 회복까지 5~7일의 기간이 걸리지만 충수가 터졌을 때는 감염 정도에 따라 한 달 이상 안정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5일 예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첫 공판 기일의 이 부회장 참석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정식 공판에는 피고인 참석이 의무이기에 이 부회장은 25일 구속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 부회장이 출석하지 못하게 되면 함께 기소된 다른 삼성 관계자들만 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열거나 공판 기일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기일 연기나 공판 불출석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돼 수감 중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