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 알레르기 있는데… 백신 맞아도 괜찮을까

입력 2021-03-22 21:39
게티이미지

“호두 알레르기가 있는데, 백신 맞아도 괜찮은가요?”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면서 인터넷포털에는 이런 상담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급성 호흡곤란, 혈압 감소, 의식소실 등 쇼크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대개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노출되고 30분 이내에 진행된다. 에피네프린 투약 등 빠른 조치가 없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물질은 땅콩, 유제품, 갑각류 등 식품에서부터 약물, 곤충 등 다양하다. 이에 따라 식품이나 환경(햇빛·꽃가루 등), 동물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음식이나 햇빛, 꽃가루 등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백신 접종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독감 등 다른 종류의 백신이나 약물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도 주치의 상담을 통해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금기 대상은 백신의 구성 물질에 아나필락시스 같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력이 있는 경우, 1차 접종에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난 경우 등 일부에 그친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는 22일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장세척용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쓰이는 성분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 폴리소르베이트에 과민 반응이 있는 경우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접종 금기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성분이 포함돼 있는 약제로는 대장내시경 검사 시 장세정제로 쓰이는 코리트산, 쿨프렙산 등이 있으며 이들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그밖의 특정 알레르기 반응 환자의 경우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