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물포터널, 공해 걱정 없앴다

입력 2021-03-19 04:03
‘서울제물포터널’ 개통을 한 달여 앞둔 18일 공사 관계자들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터널은 양천구 신월IC와 영등포구 여의대로를 직접 연결한다. 김지훈기자

18일 서울 양천구~영등포구 지하를 관통하는 ‘서울제물포터널’. 다음 달 16일 개통을 앞두고 현장점검을 나온 공무원들의 시선은 초대형 공기청정기에 집중됐다. 공해 우려를 제기하며 공사에 반대하던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한 번에 잠재운 설비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공기청정실에는 필터가 다닥다닥 붙은 육중한 대형 금속판이 3중으로 나란히 서 있었다. 터널 내 오염된 공기가 금속판을 통과하며 깨끗이 정화된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모든 터널 내 공기는 이곳에서 정화돼 다시 터널로 순환한다”며 “기존 터널들처럼 밖으로 공해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인천 등 수도권 서쪽발(發) 차량의 여의도 진입 지름길인 서울제물포터널 내부를 18일 공개했다. 이 터널은 양천구 신월동-목동-영등포구 여의도동을 꿰뚫는 길이 7.53㎞ 지하터널이다. 서쪽 터널 끝이 인천으로 이어지는 경인고속도로와 맞닿아 서울-제물포(인천의 옛 이름) 터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도심 한복판에 대형 지하터널이 뚫리는 건 처음이다. 터널이 개통되면 양천구~영등포구를 잇는 찻길인 국회대로의 차량정체가 완화될 전망이다. 출근 시간대 기존 지상 차로로 32분에 이르던 이동시간이 8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교적 비싼 통행료(2400원)가 변수다.

서울·인천방면 각각 2개 터널이 편도 2차로로 뚫려 있다. 인천-서울 진입 차량의 경우 신월IC 부근 터널로 진입하면 여의도로 나오게 된다. 출구는 여의대로와 올림픽대로로 갈라진다. 완공을 앞둔 터널 내부는 잿빛 먼지로 가득했다. 터널이 개통되면 통행 차량들이 발생시키는 매연, 미세먼지까지 더해진다. 일반 터널은 이런 공해를 밖으로 뿜는다. 애초 서울제물포터널도 이런 형태로 지으려 했다.

하지만 양천구·영등포구 주민들이 들고일어났다. 대안으로 나온 게 공기청정기로 내부 공기를 순환시키는 ‘바이패스 방식.’ 서울시는 개통 이후 총 7곳의 공기정화시설이 가동되면 터널 내부가 쾌적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제물포터널의 화재대책은 유독가스 배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불이 나면 CCTV와 화재감지장치가 이를 감지해 분무기를 뿌려 불 확산을 막는다. 이후 천장에 뚫린 공기통로를 열어 유독가스를 빨아들인 뒤 지상으로 배출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