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외모 비하 부메랑… 도쿄올림픽 공연감독 하차

입력 2021-03-19 04:08
뉴시스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총연출을 담당한 사사키 히로시(사진) 공연감독이 출연자에 대한 외모 비하로 지적을 받고 물러났다. 개막까지 4개월을 앞둔 도쿄올림픽은 조직위원장 교체에 이은 공연 책임자 공백으로 혼란이 가중됐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18일 “사사키 감독이 직원들과 단체 대화방에서 개회식 출연자인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를 돼지에 비유해 비판 여론에 휩싸이자 이날 오전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상황은 지난해 3월에 발생했다. 사사키 감독은 와타나베를 두고 “돼지로 분장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같은 대화방에 있던 한 여성 직원은 “그런 비유는 기분이 나쁘다”고 항의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7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 보도로 전해지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즉각 유감을 표하며 진상조사에 나섰고, 사사키 감독은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조직위는 “몇 개월을 남기지 않은 올림픽 개회식을 위해 고생하는 구성원들에게 죄송하다. 사사키 감독이 조직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사사키 감독은 일본에서 유명한 광고 연출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폐회식에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를 닌텐도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로 분장시킨 것도 사사키 감독이었다.

조직위는 지난달 모리 요시로 전 위원장이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시간을 지연한다”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사퇴하면서 하시모토 세이코 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세이코 위원장도 2014 소치동계올림픽 폐회식 행사에서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성추행한 전력으로 부임 과정에서 논란을 빚었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