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이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9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이 줄었다.
정부는 새 임대차법이 시간을 두고 효과를 발휘할 거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임대차 시장 개편의 선순환이 시작됐다기보다 계절적 요인이 일시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 3월 3째주(15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14%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한 지난해 7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월 8일 0.22%를 기록했다가 0.18%→0.18%→0.17%→0.15%로 매주 하락해 일시적인 하락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에 전세 매물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05%로 지난 2월 초(0.10%)에 비하면 반 토막 났다. 서울은 지난해 6월 첫째주 0.04%를 기록한 후 줄곧 상승세였다가 지난해 11월 0.15%를 고점으로 상승 폭을 조금씩 줄여오던 중이었다. 경기도는 0.17%로 전주(0.18%)에 비해 상승 폭이 둔화됐다. 인천은 0.26%로 전주(0.25%)보다 상승 폭이 다소 늘었지만, 불과 2주 전(0.33%)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을 시행한 후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해왔다. 수주에서 수개월이면 정책이 안착할 거란 주장을 놓고 논란이 일었으나, 결국 반년이 넘게 시간이 흘러도 전세 시장은 안정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로 인해 역대급 전세난이 벌어지고 집값도 크게 올랐다. 그러더니 가을 이사철을 지난 지금에야 조금씩 전셋값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의 안정세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5일에도 한 차례 최저점인 0.14%를 기록했다.
그러나 곧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봄 이사철 시장 동향을 지켜봐야 하는 셈이다.
매매가격도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올라 전주(0.24%)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수도권(0.27%)과 서울(0.06%), 경기(0.37%) 모두 일주일 사이 변동률 상승폭이 0.01% 포인트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공시가격 이슈로 매매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