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北, 주민 학대… 中, 인권 유린” 작심 비판

입력 2021-03-18 04:05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17일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를 나서고 있다. 미국 외교·안보 사령탑의 동시 방한은 2010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두 사람은 이날 각각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한 데 이어 18일 ‘2+2’ 회담도 개최한다. 사진공동취재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최고위급 외교·안보 회담을 위해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17일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북 주민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본권과 자유를 억압하는 이들에 저항해야 한다”고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중국을 향해서도 “중국은 강압과 호전적인 행동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가 한국을 처음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및 중국 최고지도부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면서 북·중 양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미국의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동시 방한, 우리 정부와 대외 및 대남 정책 조율에 들어갔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 장관이 동시에 방한한 것은 2010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5년 만에 ‘2+2(외교·국방장관)’ 회담을 부활시킨 한·미 양국은 18일 공동성명까지 도출하는 등 굳건한 동맹 관계를 대내외에 공표할 방침이다. 양국은 한·미·일 3자 협력 방안과 대북 메시지를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서욱 국방부 장관과 각각 한·미 외교장관 및 국방장관 회담을 잇따라 열었다.

블링컨 장관은 정 장관과의 회담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인권, 민주주의, 법치라는 공동의 비전을 달성하길 원한다”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믿는다. 이 가치를 지키는 것은 지금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도 서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며 “한국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이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외교·안보 사령탑의 첫 순방 일정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한·미·일 3각 공조 등을 통해 북한 및 중국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의중이 그대로 드러난 행보로 풀이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