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마음으로 바이어 상대”

입력 2021-03-23 17:16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해두고 적시에 활용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이디어들이 살이 붙여져 좋은 결과물로 이어졌을 때 뿌듯함을 느꼈고 마케팅의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올해 입사 3년 차인 태광산업 조아라 사원은 천상 마케터였다. 똑 부러지는 말투에서 뿜어져 나오는 당찬 자신감이 매력적인 그는 합기도 유단자일 정도로 에너지가 넘쳤다.

섬유 사업본부 전략기획실 마케팅팀에서 기업 간 거래(B2B) 마케팅을 담당하는 조 사원은 중국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전공도 중국어를 선택했을 정도다. 그섬유 마케팅의 길을 걷게 된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조 사원은 “평소 중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해외 취업과 국내 취업을 고민하며 취업 준비를 했었다”며 “인사 담당자로부터 입사 지원 요청을 받고 현재 부서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섬유 마케팅은 ‘일’을 넘어 ‘삶’ 자체가 됐다. 그는 “마케팅 분야는 민감해서 하면 할수록 어렵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게 하는 흥미진진한 분야”라며 “우연한 기회로 선택하게 됐지만 일을 할수록 마케팅 분야를 사랑하게 됐다”고 웃었다.

지금은 사내에서도 섬유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지만 처음엔 생소함 자체였다. 업무 특성상 관련 전공자들이 많았는데 중국어를 전공한 그에게 섬유는 옷을 만드는 재료였을 뿐이다. 조 사원은 “관련 지식이 부족해 처음엔 어려움을 겪었다. 섬유라는 분야가 마냥 어렵게 느껴졌고 B2B 마케터로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 같았다”고 막막했던 초년병 시절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프로였다. 조아라 사원은 “이러한 점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섬유 전공자 시선에서 보는 것이 아닌 최대한 소비자 입장이 돼 어떤 마케팅을 하면 잘 이해하고 쉽게 접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이런 생각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 사원의 프로 정신은 바이어들에게 ‘여자라서’라는 편견을 깨는데도 빛을 발휘했다. 무거운 원단, 행택(의류 부착 품질 표시표)박스를 나르는 등 업계 특성상 남성 직원 비율이 높다. 조 사원은 “처음 바이어들과 만났을 때 편견을 갖는 분들이 많았다. 그때마다 더 노력했고 제품 설명에서도 디테일한 요소 하나하나 빠트리지 않도록 했다. 지금은 그런 것 없이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사원은 태광산업이 40년만에 선보인 광고 기획 프로젝트에 남다른 자부심이 있다. 그는 “코로나로 얼어붙은 섬유 시장 때문에 광고 캠페인 하기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온라인 광고캠페인으로 목표했던 타깃층 공략에 성공한 것, 해당 업무 경험은 삶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조 사원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업무 욕심은 스스로 압박감을 준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해외에서 일 해보고 싶다. 중국에 진출해 보고 싶다. 중국의 문화 특히 직설적인 문화가 나와 맞는 것 같다”며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취업준비생들에게도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취업 문이 갈수록 더 좁고 힘든 상황이지만 나 자신을 더 칭찬하고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해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은식 쿠키뉴스 기자 eu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