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피 흘리는 미얀마 국민과 함께 맞는다

입력 2021-03-18 03:02
NCCK는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부활절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NCCK 교회일치위원장 육순종 목사, 총무 이홍정 목사, 교회일치위 부위원장 김광년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생명을 걸고 민주화 시위를 하는 미얀마 사람들, 세월호 유가족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고통당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부활절 맞이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고난의 현장에서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한국교회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자는 움직임이다.

NCCK는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2021년 교회협 부활절 맞이 간담회’를 열었다. 이홍정 NCCK 총무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드리는 두 번째 부활절 예배”라며 “텅 빈 공간에서 비대면 소통 방식으로 드리는 부활절 예배를 통해 다시 한번 자기 비움의 영성과 텅 빈 충만의 은총을 경험하자”고 말했다.

이 총무는 “한국교회가 성장을 향한 욕망의 질주를 멈추고 생명과 신앙의 본질에 집중하며 지금의 자리를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NCCK 교회일치위원장 육순종 목사는 “성찰과 깨달음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새로운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부활의 희망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NCCK의 부활절 새벽예배는 다음 달 4일 오전 5시30분 서울 중랑구 신내감리교회(김광년 목사)에서 회원교단장 등 최소 인원만 모여 드리게 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다수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참여한다. 특별히 미얀마성공회의 사제가 예배 가운데 부활의 증인 순서를 맡아 팔뚝에 혈액형과 장기기증 의사를 새기고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서는 미얀마 국민의 상황을 기도문 형식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NCCK 교회일치위원회 부위원장인 김광년 목사는 “성가대 없이 1인 특송으로만 찬양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마지막 주인 고난주간에는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특별기도주간이 선포된다. 전국 NCCK 소속 교회들이 같은 기도 제목을 공유할 계획이다. 다음 달 2일 경기도 안산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NCCK는 사순절에서 고난주간을 지나 부활절까지를 순례의 여정으로 보고 고난의 현장에서 생명 정의 평화의 가치를 나누는 일에 힘써 왔다. 한국교회총연합의 부활절 연합예배에는 교단별 입장을 존중해 자유롭게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 총무는 “부활절 예배는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의 다양한 색깔이 조화를 이루며 백화만발한 하나님 정원의 잔치가 돼야 한다”며 “획일적 연합보다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교단별 지역별 자율적 참석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