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 ESG 투자, 수익도 쑥쑥

입력 2021-03-18 04:07

‘개념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을 내며 ‘착한 투자가 성과도 착하다’는 인식을 키워가고 있다. 증시 활황에 따른 주식 직접 투자 유행으로 펀드 환매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ESG 펀드에는 오히려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7일 보고서에서 “액티브(공격투자형) 기준 ESG 주식형 펀드는 올해 4300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며 “녹색성장, 뉴딜까지 포함한다면 올해 설정액 증가 규모는 8000억원으로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ESG 관련 펀드 설정액 증가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가 올해 1조2000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펀드 유형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 설정액은 1조8000억원 줄었다.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ESG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4%로 코스피 대비 0.9% 포인트 초과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ESG 펀드는 2019년과 지난해에도 코스피보다 각각 0.3% 포인트, 0.8% 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것이다.

이 성적표는 과거 비슷한 개념의 투자였던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코스피보다 못한 수익률을 냈던 것과 사뭇 다르다.

SRI 펀드는 2005~2007년 국내 주식형 펀드 열풍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다 2008년부터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면서 설정 규모가 바닥나다시피했다. 번번이 실망을 안긴 탓에 ‘착한 기업’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사그라들었다.

ESG 투자가 활기를 되찾은 건 2019년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공개하면서다.

이때부터 주요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투자를 다시 확대되면서 수익률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히 SRI와 ESG 명칭은 혼용돼 쓰이고 둘 다 공익적 가치 추구에 중점을 두는,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ESG 투자에서 강조하는 점은 고객과 수익자의 투자 수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