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우리 경제 취약성 더 드러나”

입력 2021-03-18 04:04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코로나19 위기는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더욱 드러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1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경제학회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코로나19 방역정책과 백신 보급의 경제적 효과’ 포럼 영상 축사에서 “본격적인 경제 회복을 확신하기에는 안심할 수 없는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잠재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롱 코비드(long Covid)’라 불리는 장기 후유증을 남겨 위기 극복 후에도 우리 경제 운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로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가계·기업부채 확대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를 꼽았다. 한은은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금융불균형 위험 누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었다.

이 총재는 또 코로나19가 부문 간·계층 간에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에 불평등이 심화됐고, 코로나 충격을 겪은 기업들이 미래 투자에 한층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들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에서 백신 보급과 재정부양책으로 경기회복이 빨라질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그는 “민간이 새 성장엔진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술과 자본 접근성을 높여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