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일본·한국 방문에 대응해 3개 해역에서 집중 해상 훈련을 벌였다. 미국이 외교·안보 수장들의 아시아 순방 목표로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공언한 가운데 무력 시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CC)TV는 16일 중국 인민해방군(PLA) 북부·동부·남부 전구가 각각 황해(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전투 기반의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황해에서는 호위함이 함정 편대를 조직해 실전화하는 훈련이 진행됐고 동중국해에서는 함정과 잠수함, 군용기간 연합 타격 훈련 등이 실시됐다. 남중국해에선 해상 수색 및 구조, 긴급 견인 훈련이 주로 이뤄졌다.
AFP통신은 중국의 이번 해상훈련에 대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한·일 순방을 앞두고 대중 억지력 강화를 언급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또는 미국을 상대하고자 하는 그 누구에게든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능력과 작전 계획을 확실히 수립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오후 미국과 일본이 외교·국방장관(2+2)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2+2회담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양국의 교류 협력은 지역과 국가 간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며 “제3자를 겨냥하거나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안보 수장들의 한·일 순방 의미를 축소하는 관영매체 보도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중국과의 회담에서 활용할 협상 카드에 가깝다”며 “미국의 방문 목적이 미·중 전략 대화의 모멘텀을 쌓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착취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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