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는 11월 18일 예정대로 치르고 난도도 낮추지 않기로 했다. 문·이과 통합을 지향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춰 문과와 이과가 수학 영역에서 경쟁하게 되며 EBS 연계율은 축소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전환하며 이에 따라 ‘아랍어 로또’ 현상은 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6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2022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수능 일정 변경이나 난도 하향 조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격차를 수능 난도에 반영하는가’라는 질문에 “코로나19 영향이 어떤 것인지 확연히 파악하지 않았다. 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수험생 입장에서 더 현실적”이라며 기존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 기조를 유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수능부터 국어·수학 영역에서 ‘공통+선택과목’ 체계가 도입된다. 수학 영역의 경우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가운데 하나를 선택과목으로 고르도록 했다. 지난해 수능까지는 이과와 문과가 각각 가형과 나형으로 다른 시험을 치러왔다.
국어는 독서, 문학을 공통으로 치르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한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 사회·과학 탐구 영역도 계열 구분 없이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고르도록 했다. 직업 탐구는 2개 과목을 응시하는 수험생의 경우 ‘전문공통과목’(성공적인 직업생활)과 계열별 선택과목 5개 중 1개를 선택한다. 1개 과목 응시자는 선택과목 5개 중 1개만 선택해 치른다.
EBS 교재 연계는 70%에서 50%로 낮춘다. EBS 연계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육 소외지역 학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고교 수업을 비정상으로 만든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연계 방식은 EBS 교재 내용을 그대로 수능 문항으로 가져오는 ‘직접 연계’ 방식을 줄이고 EBS 교재가 다룬 소재나 개념, 원리를 가져와 출제하는 ‘간접 연계’ 방식을 확대한다. 영어는 EBS 교재를 통째로 외우는 공부법을 막기 위해 연계 문항 전체를 간접 연계하기로 했다.
한국사/탐구 영역에선 수험생에게 한국사와 탐구 영역 답안지를 분리해 제공할 예정이다. 평가원은 주요 변경 사항을 정리한 자료를 이달 말 평가원 홈페이지에 탑재하고, 책자를 만들어 전국 고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