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시위 Z세대가 주도… 팔뚝엔 장기기증 서약”

입력 2021-03-17 03:06
재한미얀마청년연대 소속 헤이만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미얀마의 실상을 말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미얀마의 비극적 상황은 극히 일부입니다.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196명이고 이 중 185명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재한미얀마청년연대 회원 헤이만씨는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사회봉사부 화해와평화위원회(위원장 최광순 목사)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얀마 현지 상황을 공유했다.

이날 유엔은 미얀마 군부의 시위 유혈 진압으로 지금까지 최소 13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이만씨는 “오늘도 모자이크되지 않은 희생자 사진과 관련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며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이 밝힌 피해 상황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헤이만씨는 미얀마 군부에 대항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피해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했다.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가 주도한다고 했다. 그는 “시위하다 감옥에 끌려가도 풀려나면 다시 시위에 나선다”며 “감옥에 있는 것보다 (군부독재 아래)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는 게 더 괴롭고 무섭다고 외친다”고 전했다. 그는 “시위에 나서기 전 자신의 팔뚝에 이름과 혈액형, 연락처와 함께 장기기증 서약을 쓴다”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헤이만씨와 함께 이 자리에 참석한 킨 메이타 수원이주민센터 대표는 군부쿠데타 소식이 알려진 뒤 수원역 앞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금은 숫자가 늘어 9명이 매주 일요일 시위를 한다. 그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