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취수원 문제 정부가 나서달라”

입력 2021-03-17 04:04
대구 취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는 매곡정수장 부근 낙동강 전경. 뉴시스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발생 30년이 지났지만 낙동강 물 문제는 여전히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페놀 사태 30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가진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부의 더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6일 “대구 취수원 문제를 지역 간 갈등이라며 수수방관하지 말고 정부가 문제해결의 전면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며 “구미시민의 요구사항들이 주무부처인 환경부뿐만 아니라 국토부, 농림부, 산자부 등 여러 부처와 연관이 있는 만큼 총리실이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해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구시가 원하는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이용이 불가능하다면 구미산단의 폐수가 더 이상 낙동강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환경부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무방류시스템 등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와 구미의 취수원 이전 갈등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사태에서 시작됐다. 대구시는 구미공단 아래쪽 매곡, 문산 취수장 등에서 물을 공급받았는데 구미공단의 한 업체에서 페놀이 유출되면서 대구시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대구시는 식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낙동강 상류로 취수원을 이전하길 원했다. 하지만 구미시는 가뭄 시 수자원 부족과 수질관리 어려움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다.

취수원 이전 문제는 2018년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사태로 다시 불거졌다. 대구시는 지난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양 만큼만 해평취수장 물을 이용하고, 구미 사용 물 부족 시 사용하지 않는다는 안과 연간 1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조성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구미의 마음을 열지 못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