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갑 부인 평택땅, ‘사기 당해 본전 못 건질듯’ 평가

입력 2021-03-17 00:03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가 2017년 8월 매입한 경기도 평택 토지. 취재진이 16일 현장을 둘러보니 지난해 추수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주변에는 서해선 복선전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의 경기도 평택 땅은 지극히 평범한 농지였다. 해당 토지에는 지난가을 추수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서해선 철도 공사현장과는 가까웠지만,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16일 방문한 윤 의원 배우자의 논 위에는 잘린 볏단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화성 송산에서 충남 홍성까지 연결되는 서해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은 육안으로 보일 만큼 가까웠다. 안중역 공사현장까지는 직선거리로 650여m, 성인 남성 기준으로 도보 9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윤 의원 부인 A씨는 2017년 8월 한 농업법인으로부터 필지 지분 일부인 33㎡(10평)를 2744만원에 매입했다. 이 필지의 공동소유자는 28명이나 된다.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형태로 추정된다.

이 땅은 안중역세권 개발지구에 포함돼 있다. 주위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시세는 2017년 초 대비 3배 정도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조씨는 3.3㎡당 274만여원을 주고 매입한 상태라 땅값 상승에 따른 금전적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주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아 A씨가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수법’에 당했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기획부동산은 필지를 쪼갠 뒤 매입가보다 3~4배 비싼 가격에 지분을 파는데, A씨가 4년 전 매입 당시 이미 많이 오른 가격에 땅을 샀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중개사는 “기획부동산은 가격을 부풀리면서 ‘미래에 주목하라’며 설득해 지분을 팔아넘긴다”면서 “2024년 안중역이 실제 운영을 개시하는 시점이 돼도 이익을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대표도 “농업진흥구역 내 토지는 농사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며 “(A씨 땅은) 위치로도 봤을 때 역세권 개발이 기대되는 곳과 정반대라 사실상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평택=글·사진 황윤태 임송수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