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에 바라는 두 가지 ‘진정성과 포용’

입력 2021-03-17 03:04
20대 청년들이 교회에 기대하는 것은 ‘진정성’과 ‘기성세대의 포용’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의 아론 얼스 수석에디터는 최근 ‘청년들을 붙잡아두는 교회의 10가지 특성’을 분석해 발표했다. 23~30세 성인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존 결과를 인용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닌 청년들이 성인이 돼 교회를 떠나는 중요한 이유는 교회가 신뢰와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위선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조사에서 어릴 적 교회를 다녔다가 지금은 교회를 떠난 청년 중 37%가 교회와 교인들에게 진심을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 41%는 교회와 교인들을 ‘위선적’이라 평가했다. 교회와 교인들이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얼스 에디터는 이를 “다음세대는 교회의 완벽함보다 정직과 고결함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교회를 떠난 청년의 36%는 청소년기에 다닌 교회 사람들이 직업, 학교, 결혼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못마땅해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답했다. 얼스 에디터는 “다음세대는 삶을 결정할 순간 기성세대의 냉철한 판단과 지적보다 시간을 투자해 사려 깊은 대화를 나누며 지지를 보내주길 원한다”며 “청년들을 정죄하기보다 용서하고 격려하며, 영적 성숙과 감동을 체험하도록 돌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희 캠퍼스청년연구소장은 16일 “교회 내 기성세대가 청년 성도들이 가진 현실 속 고민을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 내 각계 전문가들이 청년들의 실질적 필요를 채워주는 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담이나 멘토링 등을 통해 청년 성도들이 인생을 잘 설계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한국교회가 청년을 붙잡기 위해선 교회만의 관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수준에 맞춰 사회인식지수를 높여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회가 가진 장점과 신뢰를 회복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