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복음의 본질 예수만 바라보게 만드는 기회”

입력 2021-03-17 03:05
최성은 지구촌교회 목사가 지난 10일 경기도 분당채플 목양실에서 코로나를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 등을 이야기한 후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분당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는 “코로나는 오직 예수만 의지하게 만드는 엄청난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경기도 분당채플 목양실에서 만난 최 목사는 “하나님께서 코로나를 통해 모든 교회를 새롭게 이끄시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구촌교회는 소그룹 공동체인 목장교회 사역으로 유명하다. 최 목사로부터 지금의 코로나 상황을 지구촌교회가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을 들어봤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들다.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복음의 본질, 예수를 명확하게 볼 기회를 주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코로나 상황에서 많이 무너졌다. 그러면서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코로나로 우리가 큰 고난 가운데 있고 불같은 시험이 있지만 시련은 늘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만 바라보게 한다.(욥 23:10) 때문에 코로나 상황이지만 여전히 예배하고 여전히 기도하고 여전히 전도하고 있다면 우리는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를 붙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신앙생활을 하는데 불편하다. 하지만 아예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네트워크, SNS 등 문명의 이기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예배도 드리고 제자훈련도 한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 본질에 더 가까이 나아가고 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

“코로나로 인해 현장예배의 어려움이 있지만 하나님은 그 대안으로 가정 공동체의 문을 열어 놓으셨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공동체다. 세상도 공동체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비드 브룩스가 지은 ‘두 번째 산’은 아마존, 뉴욕타임스 등에서 판매 1위다. 이 책은 ‘삶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고 이야기한다. 고난과 역경을 겪을 때 우리는 누군가의 손,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 책이 1위인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고독하다는 방증이다. 또 히브리 대학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가까이 팔렸다. 또 한 가지 최근 그의 작품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그는 종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지난 몇 세기가 입증했듯이 우리가 도덕적인 삶을 살기 위하여 굳이 신의 이름을 불러들일 필요는 없다. 세속주의만으로도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도전들에 대해 우리는 교회 공동체로서 복음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코로나로 인해 앞으로 1~2년 내 교회 20%가 문을 닫을 거라고 말한다.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하나도 무너진다. 중소형 교회가 없어지면 대형교회가 반드시 문을 닫게 된다. 교회는 연결돼 있다. 따라서 연합 운동을 통해 함께 회복돼야 한다. 우리 교회 자체적으로 600여개의 미자립 교회를 돕기도 하고 소속 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 교회성장연구소와 협력해 미자립교회가 영상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세상은 교회를 미워하지만 한편으로 이 고난과 고통을 교회가 어떻게 극복하는지 주시하고 있다. 그 해결을 바라고 있다. 이는 교회의 공공성, 교회의 공적 영성으로 연결된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개인적 영성을 중시해 왔다. 이제 개인을 넘어, 개 교회를 넘어, 한국교회를 넘어 세상의 필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함께 회복돼야 한다.”

최성은 목사가 지구촌교회 성도들과 화상회의 솔루션 ‘줌’을 통해 함께 기도하는 모습. 지구촌교회 제공

-코로나 사태 속에서 지구촌교회의 가장 큰 어려움은.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그래서 온라인 사역환경을 빠르게 구축했다. 본래 우리 교회는 유튜브를 많이 활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젊은 목사들이 필요하다고 해 이 부분을 강화하기로 하고 5개월 있다가 코로나가 닥쳤다. 이후에는 화상회의 솔루션 ‘줌’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소그룹인 교육 목장과 젊은이 목장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 처음에는 교육 목장의 아이들 교육과 예배를 위해 사용하다 현재는 목장 모임이나 회의를 위해서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젊은이 목장은 줌을 사용해 제자훈련을 한다.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예배도 정착됐다. 현재 온라인 예배 참석률이 기존 현장예배의 90%가 넘는다.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 외에도 몇 번에 걸쳐 코로나 대응 전략을 세워 소그룹과 교육, 교제, 나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목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코로나 속에서 소그룹은 어떻게 했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처음엔 카카오톡이나 구글의 화상 앱 ‘듀오’를 사용하다 지금은 줌을 활용하고 있다. 80대 성도들이 손자에게 줌을 배울 정도로 열심이다. 함께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답답함이 있었지만 목장교회 소그룹의 저력이 있었다. 소그룹이 활성화돼 있어 금방 적응했다. 또 이동원 원로목사님의 목회철학을 통해 그동안 훈련을 잘 받은 것이다. 사실 중국의 지하교회, 북한, 이슬람권 신앙공동체들이 그렇게 모여왔다. 중국이 문화 혁명 이후 이제 중국 교회는 끝났다고 했지만 9000만명이 셀그룹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그런 생각도 한다. 코로나가 가상공간에 관한 관심을 높였다. 가상공간은 사탄에게 빼앗긴 공간이다. 가상공간은 우리가 점령해야 할 미전도 종족이다. N번방을 보면 그렇다. 그 가상공간의 방을 이제 J방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예수님의 방으로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얼마 전 교역자들을 모아놓고 지구촌교회의 몇만 명성도 다 잊어버리라고 했다. 코로나로 1년이 지났는데 그런 상황에서 성도들이 어디 갔는지 알지 못한다 싶으면 다 잊어야 한다. 항상 그 자리에서 예배드렸던 그 성도가 그 시간에 안 들어오면 없는 거다. 그렇게 빨리 생각하고 목회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도 유튜브로 예배 수십 편을 듣는다. 교회 간의 경계는 허물어졌다. 복음의 본질을 더 충실히 붙들고 그것을 담는 새 부대를 준비하는 공동체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영적인 대응 능력, 적응 능력이 있는 교회가 돼야 한다. 하나님께서 마지막 때를 예비하시는 것이다.”

지구촌교회 성도들이 ‘피로회복’ 캠페인에 참여, 헌혈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제공

-지구촌교회가 주도하는 헌혈운동 ‘피로회복’이 유명하다.

“고난 주간 때마다 15년간 헌혈운동을 했다. 코로나로 피 부족이 위험수치라고 해서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횟수를 늘리고 1년간 3000여명 이상 교인들이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교회 직원들, 성도들, 청년들이 먼저 동참했다. ‘말씀과 순명’, 분당 성남 지역에 평소 교제하는 목사님들과 한국교회 차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피로에 찌든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회복시키자는 취지다. 현재 침례교단, 감리 교단, 월드비전, 기아대책, 컴패션 등이 함께한다. 성탄절에서 부활절까지 6만여명 참여를 목표로 잡고 있다. 지역의 중소형 교회에서도 함께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다. 지난해 캄보디아 자매 동사 사건 이후 다민족 구제 활동도 펼쳤다. 자살 예방, 기후문제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교회, 한국사회를 돕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제자훈련을 한마디로 정리하라면, 목회에서 추구하는 것은.

“제자훈련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예수님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 자랑이다. 제자훈련의 목적은 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해서다. 사랑하면 닮는다. 인격이 성숙한다. 그러면 자랑하게 돼 있다. 자랑은 전도다. 내 논문의 대상인 ‘존 스토트’는 ‘성경 공부를 하면서 인격이 성숙하거나 전도하지 않으면 성경 공부의 목적을 바꾸든지 성경 공부를 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3대 목회자로서 25년 전임 목회자들의 아름다운 사역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 목회 사명이다. 지구촌교회가 하나님께 비전을 받아 이제까지 해 왔던 것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의 비전은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그에 순종하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감사하다.”

분당=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