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주요 안건으론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단연 주목거리다.
여성 사외이사를 반드시 두도록 법이 개정된 데다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대기업은 올 주총에서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현대차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이 교수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로, 현대차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기아,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LG그룹도 지주회사인 ㈜LG가 주주총회에서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홀딩스㈜ 집행 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LG전자,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지투알 등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SK㈜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는 이사회를 구성할 때 특정 성(性)으로만 할 수 없다. 이 법은 내년 8월부터 적용된다. 환경과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구성도 주주와 고객이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어차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훌륭한 인재를 모시기 위해 빨리 움직이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