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유행 땐 ‘투 트랙 방역’ 흔들… “7월초 돼야 보호효과”

입력 2021-03-16 04:03
노인요양시설·요양병원 종사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15일 강원도 춘천 봄내체육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춘천시는 도내 접종기관의 협소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날부터 이틀간 체육관을 임시 예방접종센터로 운영한다. 연합뉴스

정부는 집단면역 달성 시기가 단순히 백신 접종에만 달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유행 상황도 주요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것이다. 상반기 접종자들이 본격적으로 보호효과를 얻게 될 7월까지는 유행을 현재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5일 브리핑에서 “백신 공급 일정, 국민이 접종을 얼마나 받느냐 하는 접종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 코로나19의 유행 상황이 얼마나 잘 통제되느냐에 따라서 (집단면역 달성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대본은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382명 늘어 누적 9만6017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이후 1주일 만에 300명대로 줄었지만 주말을 맞아 검사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정부는 상반기 접종으로 고위험군이 보호효과를 얻을 때까지 경각심을 풀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호효과가 100% 생기지도 않을뿐더러 접종일로부터 최소 2주일가량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접종 기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도 이미 확인됐다. 경기도 용인의 요양원에서는 지난 10일 이후로 11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봄이 완연한 5월이 와도 경계심을 풀 수 없다고 지적했다. 2분기 접종대상자 1200만명 중 710만8000명이 6월에나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소한 7월 초까지는 이들에게서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고위험군인 만 65세 이상의 접종을 마치면 사망자가 줄며 방역 조치를 조정할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2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 중 최소 78%(896만명)가 만 65세 이상이다. 정부는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은 온라인 예약이 어렵고 거동이 불편한 점을 고려해 읍·면·동 등 지역 단위에서 등록, 이동, 접종, 귀가, 접종 후 모니터링까지 책임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아야 해 방문 접종은 어렵고, 지역예방접종센터를 찾아야 한다. 정부는 4월 중 각 지역에 센터 140곳을 열고 6월에는 69곳을 추가적으로 열 예정이다. 7월까지 총 254곳의 센터가 설치된다. 다만 고령자의 센터 방문이 불가능할 경우 백신 변경 등 세부적인 접종 계획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 방대본부장은 “재가 어르신은 센터에 오기 어렵기 때문에 방문 접종이 가능한 백신을 고려해 추가 접종이 진행되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이 백신 접종에 앞서 스마트폰 메시지로 지인에게 긴장된 마음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분기에는 1분기의 10배 가까운 대규모 접종이 진행되는 만큼 이상반응 신고도 급증할 전망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백신 1차 접종자는 전날보다 1074명 늘어난 58만8958명으로 집계됐다.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28건 늘어나 누적 8347건이 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만8000여명의 1차 접종자를 조사한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32.8%가 접종 후 불편감을 호소했고 1%는 응급실을 찾았다. 증상별로는 접종부위 통증이 28.3%로 가장 잦았고 근육통과 피로감 등이 뒤따랐다.

추진단은 이날 접종 후 사망 사례를 심의한 결과도 발표했다. 6건 중 4건에 대해서는 접종과의 직접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판정 보류된 2건은 부검 결과를 확인해 추가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송경모 최예슬 기자 ssong@kmib.co.kr